제17대 국회 첫해, 자화상

김 영 주 (국회의원)

시민일보

| 2004-11-24 18:58:49

{ILINK:1} 제가 국회의원으로 확정된 4월 15일 변화와 개혁 그리고 깨끗한 정치를 원하는 국민의 바램을 꼭 실천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17대 국회가 들어서기도 전에, 개원일에 개원도 하지 못하고, 상임위가 열려야 하는 날에도 열리지 않는 등 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17대 국회도 16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게 여기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개별적으로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의원들이 많은데 왜 국회는 달라지지 않는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개원 한 지가 벌써 6개월이 되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단 하루도 긴장하지 않은 날이 없었고 고민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17대 국회는 제2의 제헌국회라고 할 만큼 187명의 초선의원들의 등원으로 국민들의 많은 기대 속에 출범했습니다. 의원들의 의욕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이러한 의지와 열정은 지난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들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언론에서 몇 상임위원회에서의 여야 대립 모습을 확대, 과장하여 16대 국회와 다를 바 없는 듯 보도하였지만, 대다수 상임위원회에서는 정책중심으로 국정감사를 하였다고 봅니다.

본인 역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서 환경오염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고, 열악한 근로조건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현장을 방문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대안을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를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번 17대 국회에 대한 주변의 평가를 들어보면 예전의 국회와 달리 정책위주의 국감을 하였고, 문제제기와 대안을 함께 제시하였으며, 같은 상임위 의원들의 팀워크 중심의 국감활동을 하였다고 합니다.

환노위만 하더라도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공동으로 환경과 관련한 주요 쟁점에 대한 자료집을 공동으로 발간하였습니다.

또한 질의 시에는 여야 의원 구분 없이 발언시간이 부족한 의원에게는 질의시간을 모아주는 등 자발적인 협조가 이루어져서 보기 좋았습니다. 이는 17대 국회의 슬로건이기도 한 ‘상생’의 정치를 실천에 옮긴 경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료의원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저의 경우에는 특히 환경 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몇 개월간 환경관련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잘 모르는 분야였기 때문에 주변의 많은 분들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조금은 환경문제를 심도 있게 대할 수 있게 되었다고 봅니다.


덕분에 시민단체나 언론, 피감기관 등에서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치를 하기 전 노조활동을 할 때에나 의원이 되고 난 후에나 바뀌지 않는, 아니 바꿀 수 없는 저의 생각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즉,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일해야겠다는 것’과 ‘누구든지 동등한 기회 속에 능력을 발휘하고 동등한 능력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노조활동을 하게 된 계기였고 마찬가지로 정치인으로 서야 할 이유였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입니다. 이 정의는 의정활동을 하는데 매우 소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즉, 의원의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전 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민의의 대표자로서 공익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소임을 맡은 일꾼인 것입니다. 물론 여러 의원들께서 각각의 소임에 충실하시겠지만 본인은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사무직 노동조합출신 여성 국회의원입니다.

그러므로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위하고 그들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하고자 다짐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이지만 그런 때일수록 소외되기 쉬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보호는 더욱 절실합니다. 노동 분야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렇고 여성가장들이 그렇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강구해야 하고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요즈음처럼 환경에 대한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때에는 새로이 ‘환경적 약자’라는 개념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오늘날처럼 사회구조가 역동적이고 불안정하면서 자원의 편중이 심각한 사회일수록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을 확보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회발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꾸준한 제도적 개선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고 저 또한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많이 노력하여 실천에 옮기는 의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정감사에 임했던 환노위 소속 의원들의 태도는 타의 모범이 될만하다고 자부합니다.

서로 관점을 달리하면서도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는 불필요한 정쟁을 일삼지 않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상대방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다른 상임위원회도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속해있는 당의 입장보다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