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월급 100만원 통일?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02-02 20:48:54
{ILINK:1} 일간스포츠 신문기자들은 앞으로 연차와 직위는 물론, 상여금도 무시하고 무조건 월 100만원만 받아야 한다.
일간스포츠는 벌써 3개월 째 기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또 이와 같은 경영방침이 정해졌다고 하니 앞으로 기자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참으로 걱정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일간스포츠에게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월급까지 반납하며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해왔던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전국지 가운데 그동안 월급을 제대로 받은 신문사는 조선·동아·중앙·내일신문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는 조선과 내일 외에는 정상적인 급여를 받는 신문사가 없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재정형편이 가장 낫다는 중앙일보마저 고용보장과 이익배분을 전제로 한 임금삭감안 논의가 있었다고 하니 다른 여타의 신문사야 오죽하겠는가.
특히 금년 최대의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신문은 지금 비상경영상태에서 내부갈등마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기자들은 이미 상여금을 반납한 마당이다. 그저 월급이나 깎이지 않고 제 때 지급되기를 희망하지만 그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닌 듯싶다.
500억원의 채권만기일을 늦춰달라는 요구가 채권은행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문을 닫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예상되는 까닭이다.
문화일보의 경우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병규 사장이 두 차례나 공식석상에서 구조조정을 언급했으며, 앞으로 구조조정과 급여반납 사태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이다.
이미 자회사인 디지털타임은 17명이나 구조조정을 한 상태다.
경제지 사정도 어렵기는 피차 일반이라고 한다.
국내 내로라하는 경제지들이 극심한 광고격감을 해소하기위해 산업부중심으로 기업에 대한 광고압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매경은 이미 광고따내기용 기업TFT팀까지 만들었다는 소문이 언론계에 파다한 실정이다. 조만간 한국경제 등도 이에 가세할 것이라고 하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정말 어쩌다 신문시장이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됐는가.
필자는 소위 ‘조·중·동’이라는 3개 메이저신문의 시장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 탓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문언론의 다양성을 제한, 독자들로 하여금 신문을 ‘식상한 언론’으로 인식하게 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신문시장의 감소추이가 확연한 가운데서도 오히려 조·중·동의 시장점유율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전체 신문의 열독률과 구독률은 각각 43%와 41%로 사상최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3사의 구독률은 78%로 높아졌다.
이대로는 곤란하다. 정부는 언론의 다양성확보 차원에서라도 시민일보 등 건전한 지역신문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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