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 ‘힘내라 힘’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02-23 20:14:00
{ILINK:1}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전정훈 판사는 23일 공무원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총파업 투쟁을 벌이는 등 집단행동을 한 혐의(지방공무원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전국공무원노조 정용천 수석부위원장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성곤 판사는 지난 15일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명우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장에 대해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지금 총파업관련, 이들처럼 구속당하거나 풀려나더라도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받은 공무원들이 한둘이 아니다. 총파업투쟁의 후유증을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공무원노조의 활동이 예전 같지 않다. 너무 움츠러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서울지역본부는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내 12개 구청을 순회하며, 해직·징계 조합원에 대한 복직과 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안쓰러울 만큼 초라해 보였다.
그러나 주눅들 필요는 없다.
공무원노조의 활동은 우리 나라 공직사회 부패추방을 위한 당연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시지부에서는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불합리한 인사행태를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경기도가 부시장, 구청장을 비롯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는데, 과천시의 경우 전 부시장에 대한 후속 인사 조치도 없이 ‘부시장 요원’이라는 명칭으로 또 다른 부시장을 임명하는 손 지사의 이상한 인사를 비판하는 성명서였다.
2명의 부시장이 존재하는 차마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으니 이를 지적하고 비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노조가 아니라면 누가 이 같은 비난을 할 수 있겠는가. 공무원노조는 깨끗하고 투명한 공직사회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그러니 힘을 내라는 말이다.
다만 지난 총파업에서 공무원노조의 파업은 전략적으로 잘못 대응한 부분이 너무나 많았으며, 그 원인을 분석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우선 오랜 세월 동안 굳어진 시민들의 반(反) 공무원 정서를 지나치게 간과한 측면이 있다. 보수언론에 길들여진 시민의 정서를 깨우치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고립을 자초한 셈이 되고 만 것이다.
시민들의 지지 없는 공무원노조는 결코 힘을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총파업에 돌입하기 이전에 시민들에게 ‘왜 공무원노조가 필요한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렸어야 옳았다. 특히 정부의 여론몰이에 방패막이가 되어 줄 시민사회 운동세력과의 연대가 없었던 점은 큰 실책이었다.
이런 점들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반성하되 그대로 주저앉아서는 곤란하다.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공무원노조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대들의 희생으로 공직사회가 보다 투명해지고 깨끗해지고 있음을 우리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어깨를 늘어뜨리지 말고 힘을 내라는 말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