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의 중요성
정 병 국 국회의원
시민일보
| 2005-03-09 20:26:45
{ILINK:1} 무슨 일을 하더라도 사람은 우선 자기 몸부터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이야기가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이 내 지론이다.
때문에 의정 활동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운동만큼은 늘 빠뜨리지 않고 챙겨왔다. 운동이란 시간이 날 때 선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밥을 챙겨 먹듯이 시간을 내서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활력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에너지 제고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 운동이라 생각한다.
가끔 내게 ‘어떤 운동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국회의원이니까 골프를 치거나 고급 헬스클럽을 다닐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난 인라인스케이트, 축구, 등산 등 가장 기본적인 운동을 좋아한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압구정동 집과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이에 있는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를 따라 출·퇴근한다.
또한 국회에는 헬스클럽이 잘 꾸며져 있어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국민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봉사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사실 난 학창시절 때부터 운동을 너무도 좋아했다. 내 자랑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이것저것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부속실장을 하면서 집중적으로 운동을 했다. 대통령이 조깅을 할 때 자연스럽게 따라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하다보니 하루도 안 빠지고 운동을 하게 되었다. 새벽 5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조깅하고, 6시30분부터는 경호원 체력단련장인 연무관에서 1시간 동안 다른 운동을 하였다. 이렇게 1년은 수영, 1년은 단전호흡, 2년은 검도를 했다.
운동은 처음 할 때는 귀찮지만, 하면 할수록 기분이 상쾌해지고 생활에 활력이 생긴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운동을 했다. 축구, 등산, 스케이팅, 스키, 수상스키, 보드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가능하면 모든 운동을 하고 싶다. 내가 지역구를 누비면서 늦게까지 활동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의 원천은 바로 이와 같은 생활체육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 비서관 일을 마치고 미국에서 1년 동안 생활한 적이 있었다. 그곳의 생활체육 시설은 매우 잘 되어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저녁에 술 문화가 많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미국인들은 가족들끼리 수영장에 가거나 공원에서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그리고 롤러보드를 타는 등 생활체육 문화가 생활화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좋은 체육 기반시설, 경쟁보다는 스포츠 자체를 즐기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삶을 살찌우고 있었다.
현재 국회에서 문화관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생활체육의 가치에 대해 많은 자료를 접하고 있다. 미국 보건성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15세 이상 규칙적인 체육활동 참여자는 체육활동 미참여자에 비해 연간 330달러의 의료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네스코 보고서에는 체육활동에 1달러 투자 시 3.2달러의 경제적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생활체육이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달성하는 높은 경제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서구 선진국에서는 생활체육을 단순한 체육정책 차원이 아니라 복지정책 차원에서 인식하고 있으며, 나라에서 적극 장려하고 있다.
생활체육에 관한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도 중앙정부 1개 부처가 아니라, 5~6개 부처에서 공조 시행한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 나라는 체육을 담당하는 독립된 중앙행정기관조차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올림픽 때만 되면 금메달을 많이 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평소에는 체육·스포츠에 대해 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더 큰소리를 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난 이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평소에 얼마나 운동을 가까이 하고 있는지, 그리고 스포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운동할 여건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고 변명할지도 모르겠다. 선진국의 시설에 비하면 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언제까지 시설 탓만 할 것인가. 지금 우리 나라 생활체육 시설도 매우 좋아졌다. 마을마다, 공원마다, 약수터마다 운동기구들이 갖춰져 있다. 결심만 확고하다면 충분히 운동을 할 수 있다.
차제에 우리 나라 체육정책 방향의 ‘새틀 짜기’를 제안한다. 즉 엘리트 체육의 중요성도 있지만 일부 종목에만 의존해서 획득하는 메달 몇 개가 우리 나라 체육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 모두가 스포츠를 생활화하는 생활체육의 풍토 위에 우수한 엘리트선수들이 발굴되는 ‘선진형 체육·스포츠 구도’가 조속히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아테네올림픽에서 메달 10위권을 차지한 대부분 국가들이 생활체육의 탄탄한 기반을 갖춘 국가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다.
지역단위 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고, 그 스포츠클럽에서 유아·청소년·중장년층·노인층이 어우러지는 체육문화가 형성될 때만이 우리 나라 체육·스포츠는 보다 발전할 것이며, 사회 전반이 건강하고 튼튼해질 것이다.
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웅크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우리 모두 새 봄과 함께 힘껏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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