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항 이전카드 반대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03-09 20:27:34

{ILINK:1} 열린우리당이 행정부처 이전에 따른 수도권 ‘민심달래기’ 차원의 일환으로 성남의 서울공항 이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정부여당이 행정부처 이전의 대안으로 내놓은 민심달래기 히든카드가 결국 ‘부동산개발’뿐이었던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한길 열린우리당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은 8일 오후 국회에서 건교부, 산자부 등과 수도권 발전대책 당정간담회가 끝난 후 가진 브리핑에서 “국방부와 협의해 수도권 주변에 군 주둔지로서의 성격을 상실한 부대를 이전하는 문제를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공항을 예로 들자면 군사적 효용가치를 잘 모르기 때문에 국방부 등과 논의해봐야 하나, 다만 지리적 요건으로 보면 서울공항은 수도권 경쟁력 제고에 쓰일 수 있는 입지”라고 말해, 정부여당이 서울공항 이전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공항은 서울 강남과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 환경과 교통여건도 지금 신도시를 계획하고 있는 판교보다 훨씬 좋다.

실제로 건설업계에서는 이곳을 ‘수도권의 마지막 엘도라도’로 부른다고 한다. 이곳만 개발되면 천문학적 개발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남시와 서울 송파구 등 관련 지자체는 물론, 건설업계가 지속적으로 공항 이전과 개발을 주문해온 것은 단순히 이런 계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나서서 이런 식으로 민심을 달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서울공항 이전은 행정부처 이전에 반대하고 있는 서울 및 수도권의 민심달래기에 최고의 카드일지는 모른다.

특히 수도이전을 반대하는 중·상류층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카드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서울공항지역의 개발은 지금 서울-수도권에 불고 있는 ‘판교 로또’ 열풍 이상의 메가톤급 광풍이 몰아칠 게 확실하다. 수도권 전역이 투기로 몸살을 앓게 된다는 말이다.

벌써부터 부동산업계에서는 현재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세곡동 등 서울공항 일대의 땅값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심상치 않은 투기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은 9일 중앙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행정중심도시특별법 논란과 관련, “마치 행정중심도시를 이전하는 것이 수도권을 버리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며 “정책의 근본취지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임 의장은 또 “수도권을 어떻게든지 살아 숨쉬는 도시, 우리가 좋아할 수 있고, 우리들이 사랑할 수 있는 ‘웰빙도시’로 만들자는 것”이라며 “수도권을 되살려서 수도권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두가지 취지가 포함돼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같은 발상이 어떻게 나온 것인가. 수도권 과밀화를 더욱 부채질하는 이런 정책으로 삶의질을 향상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필자는 이 같은 방침을 즉각 철회해 줄 것을 정부여당에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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