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은 왜 親日을 말하는가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03-14 20:56:07

{ILINK:1} 우리나라의 우익은 한결같이 친일(親日)을 말한다.

그가 친일파였든 아니든 관계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으로부터 어떤 ‘떡고물’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우익은 어떤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사전 논의나 있었던 것처럼, 입을 모아 ‘친일’을 합창한다.

한승조씨가 친일을 말하니까, 마치 봇물 터진 것처럼 지만원씨나 조갑제씨 등 우익인사들이 ‘우르르’ 모여들어 ‘친일’을 외치는 것이 그 단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실제로 한씨는 일본의 우익성향 산케이(産經)신문이 발행하는 월간 ‘정론’(正論) 4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는 오히려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며 “원망하기보다는 축복해야 하며 일본인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뜻 보기에 미친 사람의 말 같지만, 한씨는 정신이상자가 아니다. 그는 고려대 명예교수까지 지낸 사람이다. 아주 멀쩡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또 한씨를 비난하는 국민을 향해 ‘후레인간’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도 모자라 ‘메뚜기 떼’라고 비아냥거린 지만원씨는 어떠한가.

지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반일 증세는 자폐증 증세’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친일파 척결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못 말리는 자폐증 환자들이라 대화조차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정도면 충분히 정신이상자로 취급받을 만 한데도, 그는 전혀 부끄러움을 모른다.

마치 이들의 발언에 동조하듯이 “친일보다 더 나쁜 건 친북”이라는 글을 남긴 조갑제씨의 경우는 또 어떠한가.
한씨나 지씨와 비교할 때에 ‘도토리 키 재기’ 정도일 뿐, 별반 차이가 없다.

물론 그 역시 정신 이상자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언론인으로서 자신의 이같은 주장을 지면을 통해 전국에 전파하고 있다.

도대체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한일합방의 치욕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민족에게 ‘친일’은 이를 ‘바드득’갈아도 시원찮을만큼 싫은 단어다. 그런데도 그들은 아주 거리낌 없이 친일을 옹호하거나 찬양하고 있으니, 이상한 일 아닌가.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단지 이념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는 자생적인 우익 이념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우익개념은 모두 일본 직수입품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익은 친일을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우익의 주장은 일본 극우파의 주장과 너무나 닮았다.

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어려서부터 ‘1+1=3’이라고 가르치면 그것이 정답인줄 알고 그대로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안다. ‘1+1=2’라고 말하는 우리가 틀린 것이 아니라, ‘1+1=3’이라고 우기는 당신들이 틀렸다는 것을.

이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당신들만 모르고 있으니,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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