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꽃게잡이 어민들
맹형규 국회의원
시민일보
| 2005-05-05 21:16:41
연평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어민들의 시름이 깊다.
NLL을 중심으로 형성된 꽃게어장이 떼를 지어 침입한 중국 어선들에 의해 황폐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씨를 말리는 남획을 뻔히 바라다보면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으니 그들의 가슴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부가 나서 뭔가 해결책을 찾아 줘야하는데 뒷짐만 지고 있으니 어쩌란 말인가. 꽃게 구경이라도 하겠다고 배를 타고나가 꽃게를 따라가다 아차하고 경계선을 지나면 적발해서 벌금이나 물리니 어민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결국 참다참다 못한 어민들이 나서 중국 어선들을 나포하기에 이르렀으니 정부당국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 문제는 남북간 협상을 통해 실마리를 찾아야한다.
개성공단사업이나 금강산관광사업 같이 북한을 도와주는 사업에는 협력을 잘 하면서 왜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우리 어민을 위해서는 북한에게 얘기조차 못 꺼내는가.
그동안 남북철도사업도 있었고 금강산육로관광을 위한 비무장지대 공동이용 같은 문제들이 잘 추진되지 않았던가.
지난달 강원도에 산불이 났을 때 피해현장을 다녀왔다. 고성 산불의 경우 비무장지대에서 바람을 타고 불길이 남으로 내려온 것인데 해마다 그런 일이 반복돼도 분단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모두들 체념하고 있었다. 나는 정말 화가 났다. 일반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당국자들은 그래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아픔을 진정 가슴으로 느낀다면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화재현장 방문을 마치고 나는 비무장지대의 화재를 우리 헬기가 직접 들어가 진화할 수 있도록 북측과 즉각 협상에 나서라고 정부에 공식 제의했고 결과적으로 그 후 재발된 휴전선 산불을 우리 헬기들이 들어가 끌 수 있게 되었다.
서해 꽃게도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마음으로 국민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이해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설혹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해결이 힘들어진다 해도 국민의 아픔을 함께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한다면 실패해도 국민들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내일(6일) 연평도로 들어간다.
열린우리당에 함께 가자고 제의했으나 그쪽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 같아 우리만 가기로 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그 현장을 여당 야당 따로 다니며 서로 우리가 먼저 갔네 너희가 먼저 갔네하고 자랑하는 모습들이 코메디 같아서 앞으로는 일이 생기면 여·야가 같이 다니자고 원혜영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에게 제의를 해놓은 터다.
어민들의 실제 피해상황은 어떤지, 그들이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해수부, 해경, 인천시 등 관계당국의 대응은 적절했는지 등을 소상히 살펴볼 예정이다.
그리고 어민들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면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방도를 진정성을 갖고 찾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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