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 대한 단상

김 혁 규 국회의원

시민일보

| 2005-05-29 19:36:36

리더십하면 가장 먼저 ‘강력한 리더십’을 떠올린다. 우리 역사의 전환기를 보면 1인의 절대적 카리스마에 의한 전지전능한 리더십에 의해 발전돼 왔기 때문이다.

‘박정희 향수’로 표현되는 박정희 대통령시대만 해도 카리스마에 의한 ‘통치와 영도적 리더십’으로 근대화를 이루어 냈다. 이 시대에는 정치만 ‘영도적 리더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대’의 신화를 이끌어낸 정주영 회장과 IT의 ‘삼성’도 강력한 리더십으로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창업주의 ‘영도적 리더십’과 구성원들의 희생적 자세가 고도성장을 이끌어 냈다.

민주화가 된 후에도 절대적 카리스마에 의한 리더십은 계속되었다. 민주화 과정에서 확립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만기친람(萬機親覽)형 제왕적 리더십’으로 국가를 ‘통치’했다.

탈권위주의를 내세웠으나 권위주의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권위만 사라진 것은 민주화 시대와 제왕적 리더십과의 부조화가 낳은 부작용이다.
이 틈에 새롭게 나타난 리더십이 미디어시대를 상징하는 ‘탤런트적 리더십’이다. 이는 순간의 인기를 위한 정치적 이벤트와 감성적인 선동으로 리더십을 확립하는 특성을 가진다.

‘탤런트적 리더십’은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이벤트를 추구하게 되고, 결국 이벤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무감각해지면 거품이 사라지듯 인기도 사라진다.


이제는 합리성에 입각한 통합과 조화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통치는 시스템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치시스템의 최고관리자, 즉 합리적 리더십을 기초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리자(CEO)가 나올 때가 되었다.

요즘 정치권이 시끄럽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한 여당이나,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한 야당 모두 마찬가지다. 흔들림의 가장 큰 원인은 당 대표를 비롯한 소위 잠룡들의 인기다.

인기가 추락하느냐 상승하느냐에 따라 흔들림의 강약이 다를 정도로 정치가 인기에 매몰돼 있다. 국민의 지지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 인기를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장기적인 비전 없이 인기에만 영합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 모두가 입게 될 것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에 의한 영도적 리더십이 없어도, 국가의 안위란 미명 아래 정보를 독점하지 않아도 국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국민의 컨센서스를 통해 확립한 국가 목표를 중심으로 구성원 모두에게 책임과 창조적 업무자세를 함양하는 ‘합리적(CEO)리더십’만이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현대와 같이 다원화되고, 전문화된 시대에는 ‘영도적 리더십’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리더십’과 ‘통합과 조정, 조화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특정인의 인기나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에 의한 ‘이벤트 리더십’이 아닌, ‘시스템 리더십’으로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목표로 세울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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