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교육전략 추구하자

이 주 호 국회의원

시민일보

| 2005-06-23 20:41:38

{ILINK:1} 근래들어 우리 교육의 위기를 체감케 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나와 많은 이들에게 우려를 안겨주었다. 지난해 연말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수능부정 사건부터, 올해 초 모두를 경악시켰던 학교조직폭력의 실체, 그리고 잇따라 발생했던 학생들의 자살사건까지 어느 하나 심각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의 말미에는 항상 ‘인성 교육의 부재’라는 우리 교육의 폐해가 그 원인으로 지적되곤 하였다.
많은 이들이 현재 우리 교육이 학생들의 인성함양에 크게 부족하다는 데 문제인식을 함께하고 있다.

실제로 한 사람의 인성은 대부분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형성되기 때문에 이 시기의 교육은 개인이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이 입시위주, 지식위주로 흐르고, 핵가족화의 확산과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해 전통적으로 인성교육의 상당부분을 담당해왔던 가정의 기능이 급속히 약화됨에 따라, 우리 학생들은 가정, 학교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앞으로 수많은 가치판단의 기로에 서게 될 우리 학생들에게는 교과지식 못지않게 올바른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 또한 필수적이다. 바로 이러한 연유로 그간 소홀했던 인성교육의 양적·질적 강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효과적인 인성교육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학교교육에서 인성교육에 대한 재조명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성교육과 학력을 키우는 교과교육은 별개의 것이며, 양자(兩者)는 상호배타적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금까지 우리 교육에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데는 바로 이와 같은 이분법적 시각의 탓이 크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위해 교과교육을 소홀히 하면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 수업에 만족하지 못해 사교육과 같은 대안을 찾게 되고, 그 결과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다. 이러한 연유로 교과교육만 강조하다보면 우리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또 다른 측면을 놓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전인교육‘이라는 교육의 큰 목적에서 인성교육과 교과교육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더구나 이 둘은 서로 상승효과를 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실제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공부에 임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지게 된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학생들은 공부에 전념하기 힘들며, 학습부진은 학교부적응과 그로 인한 탈선의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향하는 교육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친 편협한 교육이 아니라, 인성과 지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즉, 인성교육과 교과교육이 한데 어울려 교육이라는 큰 틀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인성교육은 도덕, 윤리 등 제한된 교과 내에서 일부 교사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 교과와 전 교사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어야 한다.

예컨대 토론수업을 확대하는 것도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도록 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말로만 협동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실제로 협동학습을 강화함으로써 여럿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그 과정에서 타인과 의견을 조율해가며 남을 배려하는 법을 익히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효과적인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협력이 무엇보다도 강조되어야 한다. 올바른 인성은 특정 기관이 전담해서 길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다양한 경험과 다방면의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학교 내에서 한정된 자원만으로 교육하는 것보다는, 일선 학교가 지역사회 내의 청소년 상담시설이나 교육시민단체 등과 협력하여 보다 양질의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례로 외부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교내 인성교육, 진로교육을 내실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우리는 흔히 교육의 주된 기능으로 ‘지식전달’과 ‘사회화’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이 둘을 조화롭게 추구하지 못한 미완의 교육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머리는 점점 커지고 마음은 점점 작아지는 기형적인 인재가 아닌, 지(智)와 덕(德)의 균형을 갖춘, 그야말로 ‘전인’을 키워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위기는 기회다. 우리 교육이 전인교육으로 거듭나도록 우리 모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지금 우리가 봉착한 이 위기는 우리 교육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성과 인성의 조화 추구, 교육에서도 윈-윈 전략은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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