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는 서울협회를 만들라
고하승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07-21 19:33:09
{ILINK:1} “시민일보는 왜 서울에서 발행하면서 ‘전국지’가 아닌 ‘지역지’임을 선언했는가?”
이는 한국기자협회 모 분과위원장이 우리 시민일보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마치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 말이다. 아마도 우리가 기자협회의 있지도 않은 서울지역협회에 가입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기 때문일 것이다.
기자협회는 서울에서 발행하면 당연히 ‘전국지’여야 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인지 기자협회에는 경기·인천협회라든가 부산협회 등 각 지역에 별도의 협회가 구성돼 있는데 서울에만 지역협회가 없다.
깨어있는 사고를 지녀야하는 기자협회가 사실상 가장 닫힌 사고를 지닌 집단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이다.
유럽의 어떤 도시든 해당 지역에서 발행하는 지역신문이 있다. 미주 지역도 마찬가지다. 물론 수도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나라의 수도 서울에는 지역지가 없었다.
이는 우리 나라가 언론후진국이었음을 세계에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시민일보가 서울에서 스스로 ‘지역지’임을 선언한 것은 우리 나라 언론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할 것이다.
지방자치 시행이 올해로 10년을 넘어가고 있으나, 중앙집권체제하에서 오랫동안 길들여진 탓으로 국민의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도 지역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역 언론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낮아지는(?) ‘지역지’를 선언했다. 그러기까지는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했다.
따라서 이 같은 용기를 안타깝게 여기는 기자협회의 인식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기자협회가 조중동을 비롯한 족벌신문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집단이 아니라면, 시민일보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즉각 서울협회를 별도로 구성해야 한다.
시민일보는 그동안 지방언론육성법 제정과 신문유통원설립 문제 등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이는 조중동을 비롯한 족벌신문들의 시장독과점을 막고 왜곡된 신문시장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물론 여론왜곡을 바로잡기위해서라도 언로의 다양성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처럼 한국신문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시민일보가 단지 서울협회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기자협회에 가입하지 못한다면 기자협회에게도 얼마나 큰 손실이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서울협회가 없으니 변칙적이지만, 우선 아쉬운 대로 경인협회에라도 가 있는 게 어떠냐”는 기자협회 관계자의 권고를 정중하게 거절하는 바다. 협회는 시민일보에게 그 같은 권고를 하기에 앞서 서울협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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