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사무총장, 홍석현 代案 있다

고하승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07-26 20:29:40

{ILINK:1} 옛 안기부(현 국정원) 불법도청 테이프 파문으로 여론의 퇴진압력을 받아온 홍석현 주미대사가 끝내 사의를 표명했고, 고심하던 노무현 대통령도 어쩔 수 없이 홍씨의 사의를 수용키로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은 왜 홍씨 처리문제를 두고 그토록 고심했을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노 대통령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처럼 홍씨를 통해 삼성의 돈을 받았기 때문일까?
새정치연대 장기표 대표는 “노 대통령이 홍석현 대사를 자르면서도 그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홍 씨에게 약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노 대통령은 그를 통해 삼성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았으며, 기분 나쁘면 그 사실을 불어버릴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한국인 UN사무총장’에 대한 미련 때문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사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인이 선출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현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코피 아타 아난’ 사무총장의 임기는 2006년 말로 끝이 나며, 차기 사무총장은 2006년 가을총회에서 191개 회원국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데, 아프리카 출신의 사무총장 다음은 아시아 출신이 그 뒤를 잇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번 아시아 몫으로 동남아 미얀마 출신의 ‘우 탄트’가 사무총장을 맡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동북아에 그 몫을 넘겨야 한다는 게 아시아권 회원국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한다. 아시아 중에서도 동북아로 그 폭이 대폭 좁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동북아권 국가에서 어느 국가가 가장 유력한가.
우선 ‘코피 아타 아난’이나 ‘우 탄트’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유엔사무총장은 강국이나 대국출신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중국은 안전보장회의 상임이사국으로서 당연히 배제된다. 일본도 강국으로서 기피국가 가운데 하나다. 몽골은 아직 때가 이르다. 그렇다면 당연히 한국이다.

문제는 한국인 가운데서 ‘누가 사무총장 후보로 나서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사무총장은 안전보장이사회의 권고에 의하여 총회에서 임명한다. 따라서 평소 회원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인이 후보로 나서야 한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그사무총장 감으로 일지감치 홍씨를 지목하고 그를 주미대사로 임명한 것 같다.하지만 홍씨 말고도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

우선 유엔 서열 동률 3위인 사무차장이자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에스캅) 사무총장직을 겸하고 있는 김학수씨가 한국인이다. 부패한 홍씨보다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더구나 그는 유엔 에스캅 62개 회원국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좁디좁은 여권 인맥 내에서만 인물을 찾으려하지 말고 비정치적인 인물, 전문가적인 안목을 지닌 인물에게로 눈을 돌린다면 얼마든지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 더욱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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