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하천을 친수공간으로 안양천의 새생명 기다린다”

서울 영등포구 환경과 고영석환경지도 팀장 기고

시민일보

| 2005-08-09 20:43:18

지난 4일은 안양천 상류지역 군부대에서 안양천의 지류인 삼봉천으로 기름을 유출시켰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금천, 구로, 양천, 강서구 등 유역 4개 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시흥대교와 구일역 그리고 신정 잠수교, 양화교 밑에 오일휀스를 설치하고, 흡착포와 유화제 등으로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여,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이제 겨우 되살아나고 있는 안양천이 조금이나마 상처를 받지 않도록 방재작업을 하였다.

그동안 안양천은 산업화와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죽어 있는 하천이였으나 최근에는 안양천을 다시 되살리겠다는 지역주민과 구, 그리고 유역자치단체 등의 노력으로 비로소 2003년부터 생물학적산소요구량인 BOD가 10ppm 이하로 크게 개선되어 악취가 사라지고 각종 어류 등 동·식물이 되돌아오면서 주민들이 즐겨 찾는 친수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지난 4일의 군부대 기름유출 사고는 안양천을 사랑하고 이를 보전하려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하여 지난 5일 방재작업한 결과와 추가오염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안양천에 나갔다. 비가온 뒤의 안양천은 맑고 푸른하늘 만큼이나 나비와 풀벌레 등 각종 생태계가 살아 숨쉬고 있었다. 전날 유출된 기름으로 인하여 힘들었을 만도 한데 깨끗이 치유되고 그저 말없이 묵묵하다.

간혹 물오리떼가 물장구치며 노는 소리가 전 날의 사고에 대한 불평인 듯 싶었다.

순간 발밑 천변에 참게 가족이 눈에 띄었다.

그야말로 오염되지 않은 물에서만 서식한다는 참게다.

그것도 새끼 치어까지...

그들이 다시 돌아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한편 전날의 사고에 대하여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문득 작년에 안양천수질개선대책협회의 자치단체 관계자와 시민단체, 그리고 전문가와 합동으로 일본을 방문해 하천 복원사례 등을 보고 부러워 했던 기억이 생각났다. 그러나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고 나니 그 가슴앓이(?)가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았다. 머지않아 우리의 안양천도 그들 하천처럼 자연성을 회복하여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하천이 될 것 이므로....

구에서도 안양천을 자연과 사람이 어울어지는 건강하고 안전한 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안양천개발종합계획을 마련하고 시행 중에 있다.

현재 시공 중인 부천과 시흥시의 하수처리장이 완공되고, 우리구 종합계획 등이 마무리되면 그때는 수질도 2급수 이하로 개선돼 더 반가운 새로운 손님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그때는 참게가 아니라 은어떼가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단상을 되돌아오는 차안에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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