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은 필연적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08-18 20:03:22

{ILINK:1} 며칠전 모 전 의원과 마포 포장마차에서 만나 술한잔을 나누었다.
당시 그는 필자에게 정계개편의 가능성을 물었다.
그때 필자는 “정계개편은 필연”이라고 말했다.

먼저 한나라당이 깨진다고 했다.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2007년 대통령 선거 이전에 분열되는 것은 필연이라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과 최근 4.30 재·보선 승리로 다져지고 있는 ‘박근혜 대세론’에 편승, 최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대선도전에 대해 우회적으로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당내에서 이른바 ‘박근혜 3인방’이라고 불리는 전여옥 대변인, 유승민 비서실장, 김무성 사무총장 등을 비롯 ‘박근혜파’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린 것이나, 맹형규 정책위의장을 비롯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에 임명된 김기춘 의원 등 ‘범박근혜파’가 등장하는 것도 박 대표의 대권의지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 ‘박파’와 ‘범박파’는 현재의 구도를 그대로 유지, 내년 지방선거를 박 대표 체제 아래 승리로 이끌어 명실상부한 박근혜당을 만들고 2007년 집권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당혁신안을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만큼 박 대표의 당내입지가 단단하게 구축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반면 이명박 서울시장의 당내 입지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물론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표와 초접전을 벌이고 이 시장은 현재 경선패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 시장은 ‘누가 대통령감인가’하는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박 대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따라서 이 시장 대세론이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시장측은 “오는 10월 청계천이 개통되면 지지율은 역전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이명박 대세론’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 지지층은 한나라당 지지자들과 대부분 일치하지만 이 시장은 한나라당 지지층 외에 여당 성향층까지 흡수할 수 있어 본선 경쟁력에 있어서는 박 대표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에 출마하려면 본선경쟁력보다는 예선격인 당내 경선을 먼저 통과해야만 한다.
그런데 당은 사실상 ‘박파’와 ‘범박파’가 장악하고 있는 상태여서 이 시장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문제다.

예선만 통과하면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데 경선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 들면, 그때 이 시장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신당행 뿐이다.
한나라당이 깨지고 나면 열린우리당도 연정론 등으로 인해 불거진 불만이 곪아 터지고, 민주당 역시 한화갑당이라는 불만이 폭발해 결국 각 정당이 모두 깨지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것이 정계개편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대연정, 한나라당의 혁신안 통과여부, 고 건 전 총리 등 아직 변수는 남아 있다. 그 변수들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필자로서도 가늠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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