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장애시설을 보고…
국회의원 정화원
시민일보
| 2005-08-18 20:04:45
지난 8월 초 ‘유엔국제장애인권리협약회의’에 참가한 한국NGO대표단을 격려하고 선진국의 장애현실과 정책을 배우기 위해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차원에서 몇몇 동료의원과 함께 캐나다와 미국을 다녀왔다.
해외시찰 경험이 많지 않았던 나에게는 외국의 장애인 현실과 함께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말로만 듣던 선진 외국의 장애인 정책이나 시설을 막상 접해보니 우리나라 장애 현실은 그야말로 부끄러움 그 자체라고 해야 할 정도였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한 특위 위원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2004년도 정부통합지출 대비 장애인 지출의 경우만 보더라도 전체의 0.47%에 불과한 나라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시찰에서 느낀 외국과 우리나라 장애인 정책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미국과 캐나다 모두 장애인이 직접 정책의 중심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장애가 있더라도 사회활동을 함에 있어 비장애인에 비해 어떠한 사회적 제약과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방문한 7군데의 각종 단체나 시설만 하더라도 이런 기본적 장애인 철학을 바탕으로 각종 서비스가 계획되고 진행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인상 깊었던 곳은 캐나다 토론토의 Christian Horizon과 미국의 Access Living of Metropolitan 이다.
캐나다의 Christian Horizon은 우리나라 그룹 홈과 같은 제도로서 중증 장애인들을 대규모의 수용시설이 아닌 5~7명 정도의 장애인이 단독주택에서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1965년 교회차원에서 설립되고 운영되었지만 지금은 주 정부에서 모든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온타리오 주에서는 2009년까지 모든 장애인 생활시설을 없애고 그룹 홈 중심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직접 방문하여 만나본 그룹 홈 거주 장애인들의 경우에도 마치 자기 집에서 생활하는 듯한 편안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열악한 시설에서 고통스럽게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모습과 왜 그렇게 대비가 되는지...
장애인복지는 국민의 의식수준이나 정치수준과 비례한다고 한다.
우리 정치는 장애인을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 우리 정부는 장애인이 중심이 된 정책을 얼마나 실시하고 있는지?
선거 때만 되면 여야 할 것 없이 장애인 시설을 방문하고 장애인을 보며 눈물 흘리며 각종 공약을 남발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외면하는 현실이 부끄럽지 않는지?
노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지난 대선 당시 그 많던 장애인 공약은 다 어디로 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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