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 이명박 누가 이길까?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08-29 20:03:18

{ILINK:1} 각 언론사가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10여차례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의 특징은 한마디로 고 건 전 국무총리가 독주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아직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만큼, 그의 인기에는 ‘거품’이 따를 수밖에 없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 등 각 정당 지지자들이 그를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가 될 것을 가상하고, 지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품을 제외한 여론조사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명박 서울시장의 뚜렷한 상승세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보합세 및 여권 후보예상자들의 침체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특히 이 시장과 박 대표의 승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여론조사 때문이다.
물론 현재까지의 여론조사결과로만 본다면 박 대표가 그래도 이 시장보다는 앞서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박 대표가 보합세로 위태로운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면, 이 시장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심지어 서울시민을 상대로 한 시민일보의 조사에서는 이 시장이 박 대표를 큰 차이로 제치기도 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앞서 뒷짐 지고 걷고 있는 박 대표를 이 시장이 뒤에서 잰걸음으로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대로 간다면 이 시장이 박 대표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하지만 그 시간이 언제냐에 따라 박 대표와 이 시장의 운명은 물론, 한나라당의 운명도 달라진다.

일단 당심과 민심이 일치할 경우, 한나라당은 분열되지 않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당심과 민심은 속도 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심은 이 시장을 향해 잰걸음으로 가고 있는데, 당심은 아직도 관망세이거나 최소한 이 시장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지는 않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민심은 이 시장이 박 대표를 앞질렀는데, 당심은 여전히 박 대표가 우세한 형국을 맞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의 분열은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말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대표에 비우호적인 이미지로 굳혀져 있는 수요모임과 발전연이 29일 혁신안 통과를 위한 공동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30일과 31일 열리는 의원연찬회에서 양측 모임이 혁신안 통과를 위해 공통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측 모임의 연대에도 불구하고 혁신안 통과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대표와 당지도부의 입장에서 조기전대는 사실상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과는 뻔하다. 박 대표 체제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박대표의 당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심은 박 대표, 민심은 이 시장을 선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싸움에서 결국 누가 승자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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