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개성’으로
국회의원 안민석
시민일보
| 2005-09-12 20:04:26
지난주 오산시 장애인, 그리고 자원봉사자 여러분들과 10월28일에 개관 예정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시설인 국립중앙박물관이 장애인 문화권에 대해 어떻게 배려하고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아직 개관 전이라 중앙박물관은 준비가 한창이였고,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곳도 많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전시실을 저희 방문객들에게 개방해주어 잘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그날이 일반인들에게는 처음으로 중앙박물관을 개방한 날이었습니다.
장애인 여러분들과 박물관을 둘러보기 전에는 힘들어서 박물관을 어떻게 다 돌아보나 하는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저보다 장애인분들이 더 박물관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았습니다. 전시실의 전시물 하나하나를 꼼꼼히 보시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 한 분께서는 전시물을 손끝으로 정말 세심하게 만져보시고, 웃고,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그분은 박물관 내 장애인 교육실에 있는 첨성대 모형을 한참이나 만져보셨습니다. 함께 오신 오산의 자원봉사자 분께서 첨성대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해주시는데 시각장애인께서 감동받으시는 표정이 어떻게 설명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비장애인들이야 첨성대를 사진으로 많이 보고 직접 경주에 가서 보고 하는 것이 쉬운 일이지만 그 분은 사진도 볼 수 없고, 경주에 간다고 해도 그 큰 첨성대를 만져볼 수도 없었을 테지요.
턱이 있으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는 ‘접근금지’라는 푯말이 붙어있는 것과 진배 없습니다. 휠체어를 들지 않는 이상,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국회의원이 장애인들과 함께 방문한다고 하니깐 준비를 참 많이 하였습니다. 전시실 안내, 엘리베이터 안내 그리고 전시물에 대해서 무척이나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런 배려가 일회성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박물관을 찾을 매순간마다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이 방문을 통해서 비장애인으로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장애인들의 여러 불편함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돌아보고 마치는 자리에서 함께 하신 장애인분들과 자원봉사자 분들께서 박물관의 미흡한 점에 대해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그 때 나왔던 이야기들을 정책적으로 실제화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년 후, 다시 한번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장애인들과 함께 방문하여 얼마나 더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박물관이 되었는지 점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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