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主君 박근혜를 위해?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10-11 19:59:20
{ILINK:1} 경기도 광주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사덕 전 한나라당 원내총무와 김무성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전격적으로 맞붙었다.
먼저 김무성 총장이 선제공격을 했다.
그는 경기 광주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사덕 전 원내총무가 당선 후 당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10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무소속 출마한 홍사덕 전 의원을 당원들이 돕는 것은 해당행위로 간주하고 모두 출당조치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홍 전 의원이 11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인사들의 사심 때문에 공천을 망쳤다”며 “꼭 이겨서 당에 복귀해 교만에 빠진 인사들의 행태를 바로잡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런데 정말 희한한 것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 전 총무나 김 총장 모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위한 싸움’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홍 전 총무는 ‘공천 배제된 일로 박 대표에게 조금 서운한 마음은 없느냐’는 질문에 “당의 시스템을 아는 사람들은 서운하다거나 그런 생각을 안 가진다”며 “적어도 박근혜 대표는 이번 공천에 대해서 대단히 불유쾌하게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인사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박근혜 대표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자신이 공천을 받지 못한 것은 박 대표 때문이 아니라, 김무성 총장 등 일부 인사들 때문이며, 그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홍 전 총무와 사사건건 대립관계에 있는 김 총장도 ‘박근혜 대표를 위해서’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는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홍 전 총무와는 선거 끝나고 좋은 낯으로 만나야 하는 사이라는 생각에서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싶지 않다”며 박 대표를 위한 불가피한 발언이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즉 이번 선거에서 지면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곤경에 처하게 되는데, 홍 전 총무가 무소속으로 출마함에 따라 당장 이번 선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홍 전 총무는 해당행위자이며, 박 대표를 위해서라도 그의 당선만큼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무소속 출마를 선택해 “반드시 당선후 복당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홍 전 총무나 그의 당선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김 총장 모두 ‘오직 주군 박근혜 대표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라면, 도대체 유권자인 광주시민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시민의 의중보다 박 대표의 의중을 먼저 헤아리는 선거라면 의미가 없다.
그나저나 이 자리에서 어부지리가 아니면,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집권당의 체면은 참 말이 아니게 됐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