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고속버스 여행

국회의원 장영달

시민일보

| 2005-10-18 19:40:18

1300년 전통의 문화예술 고장, 전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나는 고속버스를 타고 전주에 내려갈 때마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가끔씩 휴게소에 정차하면, 같은 버스에 탔건 또 다른 버스에 탔건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면서 “의원님이 고속버스를 다 타세요?”하며 놀랜다. 그럴때마다 ‘일반 국민은 국회의원하고 거리가 참 멀리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버스를 타면 이익이 너무 많아서 좋아요. 첫째, 돈이 덜 들어서 좋은 일, 둘째, 나름대로 책이나 잡지 등을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고, 셋째, 이렇게 좋은 국민들과 자연스러운 만남까지 가질 수 있으니 얼마나 이익이 많은가요?”라고 대답 하고는 한다.

실제로 지역구를 매번 자가용으로 다니려면, 국회의 승용차 지원비로는 감당이 불가능 한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당 지도부로서 일주일에 두세 번은 전국을 돌아야 하는 나의 입장은 더더욱 그러하다. 한달에 세네번은 고속버를 이용함에도 불구하고, 자가용 기름값으로 한달에 평균 100만원 정도가 지출된다. 한편에선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높은 원성은 높고, 또 다른 한편으론 당 지도부로서 전국을 돌며 챙겨야 하는 대소사가 많아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다. 초선시절부터 고속버스 또는 기차를 주로 이용하는 버릇을 들인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국회의원은 자동차 운영비를 포함해서 월 평균 700만원 정도를 세비로 받고 있다. 남들 보기에 화려하고, 욕은 먹지만 괜찮은 직업으로 비치지만, 그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나의 경우 당의 지도부로서 지출이 더욱 많다. 중앙당비 월 200만원, 전북도당 및 내가 속한 단체 회비 100만원 정도가 기본으로 지출 되는 것이니 후원회비 모금이 원만찮은 우리 환경에서 국회의원 생활은 그리 화려할 이유가 별로 없는 직업이 분명하다. 내 아내가 학교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어머님 모시고 두 아들과 제대로 생활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버스를 즐겨 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쓴소리, 단소리를 들으며 지금 내가 제대로 국민의 뜻에 따라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늘 반성하고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나는 매월 셋째주 토요일, 전주 객사에서 ‘장영달의 객사 정담’을 열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정치현안과 지역민원, 그리고 나의 역할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5년4개월, 64회가 되는 동안, 한달도 빠짐없이 시행해온 객사정담을 통해 늘 지역주민, 국민들과 함께 대화하고 토론하며 더 나은, 더 좋은 방향을 찾는다. 지난 10월15일 객사정담 때도, 어김없이 고속버스를 이용했다. 10여분 남짓, 고속버스 휴게소에서의 우동 한그릇에 행복해지는 나를 또 한번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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