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손학규 이어 정운찬까지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11-02 20:16:52
{ILINK:1} 한나라당 차기 서울시장 후보가 그야말로 풍년이다.
3선의 맹형규·홍준표·이재오 의원의 출마선언에 이어 2일에는 재선의 박계동 의원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이외에도 재선의 박진 의원과 초선의 진영 의원이 출마채비를 끝내고, 조만간 공식적인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서울지역 정가에서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제3후보론’이 아주 빠르고, 강하게 유포되고 있다.
그 소문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현재 당내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서울시장후보감들은 경쟁력이 없어, 본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당 밖 인물 가운데서 후보감을 물색 중이라는 것이다.
‘제3후보론’으로 가장 먼저 대상에 올랐던 사람은 오세훈 전 의원이다.
실제로 오 전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기 위해 정무부시장으로 시에 들어갈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었다. 물론 헛소문이었다.
그 뒤를 이어 박세일 교수가 물망에 올랐다.
박 교수는 ‘행정중심도시건설특별법’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합의해 준 것에 반발, 의원직을 내던진 인물로 이 시장과 손발이 잘 맞는다는 것이다. 아직 소문의 진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급기야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서울시장 출마설까지 흘러 나왔다.
이에 대해 손 지사는 “경기도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펄쩍’뛰었다. 근거 없는 헛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운찬 서울대총장의 시장 출마설이 느닷없이 튀어나왔다. 이 소문의 진상 역시 아직 진위가 파악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당내 쟁쟁한 인물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이 때에 왜 이 같은 ‘제3후보론’이 소멸되지 않고,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는 것일까.
그냥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소문은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인위적인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이 같은 소문을 의도적으로 생산해 내는 ‘참새’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제3후보론’은 당내에서 출마의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상당히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불쾌하지만 드러내놓고 불만을 표출하는 일도 쉽지 않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이명박 시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 시장에게 매달리지 않으면, 정말 ‘제3후보’에게 공천을 빼앗길 것 같은 위기의식을 갖게 만든다. 당내에서 이 시장의 힘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실제로 박계동 의원은 최근 이 시장 특보인 이춘식 전 정무부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시장 출마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디 박 의원만 그렇게 했겠는가.
이게 의도된 전략이라면, 참으로 무서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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