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치, 한국 김치

한나라당 의원 박승환

시민일보

| 2005-11-02 20:18:01

{ILINK:1} 최근 중국산 수입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또한, 얼마 전 중국김치에서 납 성분이 함유되어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그 결과 식약청은 국민이 자주 먹는 9개 식품에 대하여 중금속, 농약, 색소 등 위해물질을 집중 검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기생충이 검출되었다고 10월 22일 발표하였다.

현재 수입김치의 시장 점유율은 18%이다. 이 가운데 99%가 중국산이다. 값싼 중국산은 주로 식당 등에 공급이 되었겠지만 시민들이 기생충이 든 김치에 무한정 노출되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한 생각이 든다. 당연히 시민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높았고 당국은 수입 김치에 대한 전량회수, 폐기 및 수입 금지와 통관 보류 등을 내렸다. 너무도 당연한 조치다. 시민들도 당국이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중국과의 무역마찰을 염두에 두어 대충 얼버무리지 말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중국산 수입식품이 우리의 식탁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식품의 위해성에 대하여는 그간 많은 언론보도가 있었다. 납이 든 뱀장어, 말라카이트 그린이라는 발암물질에 오염된 각종 양식어류 등이 수입되는 사태가 계속적으로 발생하였다. 뭔가 중국과 수산물 검역하는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나는 지난 국정감사과정에서 2001년4월경에 체결된 한중간의 수산물위생협정에서 우리 정부가 커다란 잘못을 저지른 사실을 발견하였다. 수산물이라면 당연히 신선 수산 동식물 뿐 아니라 활어를 포함하여야 함에도 활 수산동물을 제외하고 그 협정을 체결하였던 것이다. 그러니 중국산 수입 활어에 대하여는 우리의 수산물 검역소에서 위해물질을 발견하더라도 이를 즉시 수입금지하거나 반품을 할 권한이 확보되어 있지 못하였다. 결국 유해 중국 활어가 계속 수입된 것이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함을 깨달은 해양수산부는 2004년12월경 활어에 대하여 한중간에 추가 협정을 체결하였으나 검역에 대한 세부사항에 대하여 중국이 여전히 합의를 보류하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자국을 동양의 중심 국가로 생각하고 주변 국가를 조공국가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외교적 마찰이 생기면 매우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 중국산 마늘의 수입을 규제하기 위하여 관세를 인상하려다가 중국의 보복조치로 한국산 반도체의 수입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거의 항복수준의 협정을 맺은 바 있다. 이것이 당시 농림부 장관을 물러나게 한 ‘마늘 파동’ 이다. 이번 기생충 김치에도 그런 사태가 생기려는가?

1일 중국은 한국산 대 중국 수출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발견되었다며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중국은 문제 업체로 두산, CJ, 풀무원, 동원F&B 등을 지목하였다. 문제는 지목된 한국 김치수출 업체들이 이구동성 으로 자신들은 아예 중국에는 김치를 수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김치가 중국김치에 비하여 4배 이상 비싼 상황에서 위 업체들은 일본과 미국 등지에 수출하고 있을 뿐 중국에는 전혀 수출하지 않는다. 정말 황당하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중국당국의 일방적인 발표로 소비자의 오해가 커질 것을 우려하면서 제품 이미지를 바로 잡는 방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곧 바로 식약청에서도 “중국당국이 거명한 김치 제품의 경우 올해 정식으로 수출된 적은 없다”고 밝혔으나 통상마찰을 걱정하는 외교통상부는 “자국민의 건강을 책임진 중국 정부로서는 당연한 조치” 라며 중국 측의 발표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통상부의 이러한 저자세로는 국민의 먹거리가 중국 식품에 무한정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식품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 올 들어 하반기만 하여도 중국산 식품의 유해물질 검출이 어디 한 두 번인가?

세계무역기구(WTO) 에서는 동식물 검역 ·검사 협정(SPS)에서 각국은 수입규제를 위하여 유해물질에 대한 검역을 실시,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은 나라마다 고유한 주권으로서 자신들의 먹거리 안전을 위하여 비록 양국간에 합의되지 않더라도 검역권을 가진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식약청이 중국산 수입 김치에 대하여 이를 검사하여 기생충 알이 발견되었다고 발표하는 것은 정당한 권한의 행사이다. 그런데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그들은 수출하지도 아니한 우리나라 김치에 대하여 기생충알이 들어 있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 최근 한국에서 비등하게 일고 있는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 논란에 대하여 몇 차례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보복조치로써 한국산 핸드폰에 고율관세부과 운운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그들은 무리하게 한국수출김치의 유해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피장파장인데 만약 중국산 식품에 대하여 계속 규제를 하면 자신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칼을 빼어 든 것이다.

과거 우리는 마늘 협상에서 중국에 참담하게 당하였다. 그 후 외교부는 중국외교부에 대하여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워낙 완강하고 국제법과 관행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 다시 그런 일을 당해서는 안된다. 사회주의는 법 대신 전략전술이 그 자리에 있다. 우리 외교통상부도 이번 김치사태가 과거 마늘사태로 비화되지 않도록 철저히 전략전술을 강구하여 국민건강과 국익을 동시에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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