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 어떻게 할 것인가?

한나라당 의원 김형오

시민일보

| 2005-11-06 19:57:02

{ILINK:1} 재보선 결과를 두고 정가가 어수선하다. 여당의원들은 재선거 패배를 놓고 청와대를 정면 비판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여당의원(염동연)의 입에서 민주당과의 통합을 위해 “삼보일배라도 하고픈 심정”이라는 말이 나오고 학자(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로부터 ‘건달정부’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니 상황이 이쯤이면 심각한 것 같다. 반면 한나라당은 지난 보선에서 모두 승리하여 127석이 되었고 지지율도 37.4%로 올랐다. 여당 지지율(16.2%)의 두 배를 넘었다. 상반된 의미지만 여당도 한나라당도 표정관리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인재영입을 통해 정권재창출을 위한 각 분야의 ‘성장엔진’을 지금부터 다시 점검해보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한나라당과 집권당의 형체나 성격,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이고 단순한 것이긴 하지만 나름대로의 분석도 필요하다.

양당의 출신성분을 한번 분석해 보자. 한나라당 인재풀의 3대축은 예상대로 법조계, 학계,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 3분야에서 대략 70여명으로 약 60%를 점하고 있다. 의원 4명 중 1명이 변호사이고, 관료는 5명당 1명, 교수는 6명당 1명꼴이다. 열린우리당은 3분야를 합쳐도 50여명으로 전체의 40%가 안 된다. 당의 성격차가 보이는 것 같다. 법조계 출신만 봐도 재미있는 분석이 나온다. 한나라당 변호사 31명 중 판검사 출신이 24명이나 되는데 열린우리당은 22명 중 3명뿐이다. 조직생활과 책임감의 정도를 느끼게 한다.

분석지표나 근거는 의원들의 학력,경력들을 내 나름대로 정리한 것으로 본인들의 주장과 다를 수도 있을 것이나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하였다. 학계에는 교육계, 연구계도 망라했고, 관료는 경찰 군 출신도 포함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386을 포함한 운동권, 재야, 시민단체 또는 당료나 의원보좌진 출신같이 소위, 직업정치의 범주에 속하는 이가 전체의 과반에 육박한다. 그러나 한나당은 20명이 채 안되며 15%에도 미달이다. 국회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정치적 소양을 길러왔던 사람이 열린우리당은 넘치고 한나라당은 드물다. 소위 ‘꾼’ 소리를 들을 만한 사람이 한나라당은 적다. 자질은 별개로 하더라도 그만큼 전투력과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결국 한나라당은 ‘책상형’의원이, 열린우리당은 ‘필드형’의원이 중심세력이라 할 수 있다. 여당이 정책 지향적이고, 야당이 투쟁 지향적이라는 전통적 개념이 뒤바뀐 것이다. ‘여당 같은 야당’, ‘야당 같은 여당’ 이미지는 결국 구성원들의 성향에 의해 표출된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정권교체 후에 여야 정당이 ‘남’을 포용하기보다는, 오히려 자기색깔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적충원을 해왔다는데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정당의 양극화 현상이다.

출신학교는 정당의 성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먼저 서울대 출신을 보면 한나라당이 45%, 열린우리당 33%이고, 연·고대를 합치면 한나라당이 64%, 열린우리당이 54%이다. 서울대의 압도적 진출과 3개 대학이 과반을 점유하고 있지만 양당간에는 10%대의 차이가 있다. 특히 서울법대 출신이 한나당의 20%에 이른다는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또한 지방명문고 상위 4개교의 집중도를 보면 한나라당이 경북, 경남, 부산, 마산고 등으로 26%, 열린우리당이 광주일고, 전주, 대전, 청주고 등으로 16%로 나타났다. 이것은 지역에 근거한 한국정당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나라당의 집중도가 역시 10% 높다. 2명이상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학교가 한나라당은 14개고인데, 열린우리당은 22개고나 된다. 특정 몇 개 고교가 국회를 지배(?)하던 시절이 끝났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고교평준화 이후의 세대가 열린우리당에 훨씬 많음을 알려준다. 다만 이들 학교 중 양당에 모두 진출한 학교가 5개에 지나지 않음은 지역주의의 소산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 보다는 학교에서 무엇을 했는가 하는 것이 더 큰 요소가 될 것 같다.

정당의 연령별 분포도 재미있다. 급변하는 한국사회에서 나이는 주요한 고려요소이지만 물리적 연령만으로 잣대로 살아서는 안될 것이다. 현재 중심세대는 50대로 전체의 43.3%(55명)이고 40대는 31.5%(40명)이다. 의원수가 많은 열린우리당은 50대는 한나라당보다 적고 40대는 훨씬 많다. 60대도 한나라당이 많다.

“뭣도 모르는 젊은이들이 설쳐되는 통에 새로운 의욕이 생겼다.”는 의원도 있다. 통계만으로도 무엇이 넘치는지 부족한지 나타난다.
한나라당 의원을 중심으로 열린우리당과의 비교를 해가며 임의적 분석을 해보았다. 한나라당의 형체나 성격이 어렴풋이나마 짐작된다. 이런 한나라당을 두고 일각에서는 야성의 상실, 헝그리 정신 부족, 성장엔진 부재, 웰빙정당이라고 비판한다. 또 의원 뱃지를 뗀다 하더라도 돌아갈 자리가 있기 때문에 궂은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을 미워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한나라당을 기대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당 내부에서도 나오는 얘기다.

우리가 채우고자 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부족한 것은 자신감을 되찾고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영입위는 젊은 피, 깨끗한 피, 건강한 피의 수혈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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