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는?

한나라당 이성헌 사무부총장

시민일보

| 2005-11-13 20:35:36

‘뉴라이트 전국연합’이라는 단체의 창립행사에 이른바 한나라당의 빅3가 총출동하고, 민주당 한화갑대표, 중부권신당의 신국환대표까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뉴라이트’라는 간판의 현실정치적 주가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고나 할까요.

‘뉴라이트’가 대체 무엇인지,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아직은 명쾌한 해답이 없어보이는데, 현실 정치판에서 오로지 ‘간판’ 하나만으로 기라성같은 정치인들을 운집시키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지금까지 ‘뉴라이트’라는 말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곳에서 주워들은 말을 종합해보자면, ‘뉴라이트’란 우선 ‘올드라이트’에 대비되는 개념으로과거사로부터 자유로운 신진세력들의 ‘자유주의 이념’을 주무기로 장착한 신보수주의 운동쯤으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올드라이트’와 ‘뉴라이트’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정답은 없는 듯합니다만,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적을 일궈낸 올드라이트들이 성취의 자만에 빠져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비전을 창출하지 못한 채, 스스로 정체와 부패의 나락으로 추락해감에 따라, 얼치기 좌파들이 창궐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생물학적으로 비교적 젊은 자유주의 전사들이 한국적 보수주의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떨쳐 일어선 것이 바로 뉴라이트다’라고 주절거릴 수 있겠습니다.

뉴라이트가 위에서 말한대로 정의된다고 가정한다면, 뉴라이트의 가치와 효용성은 단순히 ‘간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운동’으로 보여주는 과정에서 시대적, 국민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출범과 관련해, 신문들은 뉴라이트운동이 ‘전국연합’과 ‘뉴라이트네트워크’로 양분됐다고도 전하고 있습니다. 제법 아는체 하는 기자님들은 양자의 리더십들 사이에 주도권을 놓고 감정대립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알량한 ‘정치권력의 파이’를 놓고 양측이 피터지게 싸울 듯한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라이트 운동이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정도의 발생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그 운동의 집단적 주체들이 꼭 하나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비갠 후 죽순 돋아나듯, 구국의 열정과 봉기는 지금보다 더 여러 곳에서, 더 다양하게 솟구쳐 올라와야 합니다. 뉴라이트 운동을 자임하는 집단주체들이 여럿이라는 이유로 반드시 서로 이전투구를 할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일랑 삼가야 할 까닭이 그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뉴라이트전국연합’과 ‘뉴라이트네트워크’로의 병행 출진은 소모적 주도권 쟁탈전이라는 천박한 우려보다, 뉴라이트 운동을 위한 ‘환상의 복식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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