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말고도 할 일은 태산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5-12-22 19:15:28

{ILINK:1} 필자는 최근 언론에 의해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모 씨 측과 또 다른 모 씨 측으로부터 합류를 제의 받은 일이 있다.
물론 거절했다. 정치권의 이 같은 유혹은 지난 17대 총선 당시에도 있었다.
시민일보 정치·행정부장도 내년 지방선거 출마제의를 받았으나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임직원 및 기자들 가운데 몇몇은 내년 지방선거에 도전할 것이란 소식이 들려온다.
내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각 정치권은 외부인사 영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후보와 관련, 열린우리당은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라도 영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에서도 정운찬 서울대총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세일 전 의원, 오세훈 변호사 등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경쟁력 있는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 논문의 진위여부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황우석 교수도 지난 2004년 국회의원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전국구 비례대표 1번을 강권받았다는 소리까지 들리는 실정이다.
정말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는 정치 말고도 할 일이 태산 같다. 정치보다 중요한 일이 또 얼마나 많은가.

필자는 언론인으로서 강한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정치가 잘못되는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게 언론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강 전 장관이나 오세훈 변호사는 현재 변호사로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법정에서 무고한 피의자를 위해 변호하는 일이 결코 정치보다 가볍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정 총장과 박 전 의원은 교수로서 대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세를 위한 교육 역시 정치보다 역할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또 진 장관은 각료로서 윤 부회장은 경영인으로서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굳이 정치권에 들어 서야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각 정당은 이들을 정치판으로 이끌어 들이지 못해 안달이다.
그렇다면 정치현장에서 온갖 욕을 먹어가면서 정치를 한 사람들은 어찌되는 것인가.
한나라당에서는 이미 맹형규·홍준표·이재오·박 진·박계동 의원 등이 서울시장 출사표를 냈고, 김영선·이규택·전재희 의원은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또 김문수·남경필 의원의 경우는 경기도지사 출마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간접적으로 출마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도 이계안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의지를 피력했고, 민병두 의원도 22일 출사표를 던졌다. 남궁석 국회사무총장도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설 뜻이 있음을 밝혔다.
이들 모두를 버리고, 꼭 밖에서 인재를 찾아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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