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의 귀국길에 드리는 글

정의화(한나라당 국회의원)

시민일보

| 2006-01-18 18:48:44

{ILINK:1} 지난 수년간 북한은 핵개발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아왔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답보상태에 있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하루빨리 원만히 타결되어 한반도는 물론이고 세계가 핵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기를 희망한다.
최근 며칠간 예고없이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의 광저우와 선전 등지의 경제특구를 둘러본 것으로 확인되었고, 많은 북한 관리들이 중국의 광저우대학에서 자본주의 경제를 배우고 갔다는 보도도 있었다.
우울한 연말을 보냈던 국민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생각된다.
성경말씀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였다.
북한이 세계 각국의 식량지원 등 인도적 지원을 받으면서 어렵게 지탱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스스로 경제적 자립을 해야겠다는 자각이 있음이 확인된 것이고 이를 위해 김정일 위원장을 위시한 북한관리들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3~4년전에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관리들을 대동하여 상해를 방문하면서 중국의 경제 발전을 보고 천지개벽이라는 찬사를 보냈었다.
그 후 신의주 경제특구를 만들려고 시도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비록 중국의 비협조로 실패하였으나 북한은 우리나라와 함께 개성에 경제특구를 건설하기로 하고 현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많은 우리 국내기업들이 속속 개성공단에 들어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개성에 우리 전기도 들어가고 있다.
내가 공동대표로 있는 그린닥터스에서도 현재 운영 중인 진료소를 백병상의 종합병원을 건립하도록 준비 중에 있다.
현재까지 연인원 4만명이 넘는 북한 노동자들을 진료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차츰 북한이 스스로 현실을 직시하고 조금씩 개방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작은 미미하나 결과는 창대하리라’고 하였듯이 북한이 이제야 기지개를 켜고 경제 발전과 자립을 위해 노력을 하려는 모습을 보고 있다.

단동에서 바라본 신의주나 집안에서 바라본 북한이나 도문에서 바라본 북한의 모습, 금강산에서 보는 시골 풍경, 개성 시가지를 거닐면서 바라본 개성이나 내가 그간 보아온 북한과 북한 사람들의 모습은 나의 가슴을 저리고 아프게 하였다.
비단 나만의 감회만은 아닐 것이다.
내가 중립국인 스위스에서 공부하면서 북한 소식을 스위스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이후 지난 25년 동안 세계를 다니면서 들어오고, 각종 뉴스를 통해 본 북한의 현실은 “과연 북한은 사람 사는 곳인가”라고 할 정도였다.
지난 십년동안 정치를 해오면서 인도적 측면에서의 북한 돕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해왔고 지금도 남북의료지원 사업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상호주의 주장도 그들을 개방시키는 데 도움되는 정책을 펼치도록 하는 것으로 우리가 베풀고 있는 도움이 더 큰 효과를 내기를 바래왔던 것이다.
지금처럼 수백명 수준의 이산가족 상봉의 교류를 뛰어넘어 휴전선 등 접경지역에 자유롭게 상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단순한 체육교류나 응원단의 방문을 훨씬 뛰어넘어 상호 이해를 돕고 통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인적교류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의학도 출신으로서 공산주의, 사회주의를 곰팡이에 비유하면서 햇볕이 내려쬐는 곳에는 곰팡이가 자라지 못하듯이 ‘공산사회주의는 경제가 발전한 곳에서는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애써 강조해왔다.
뿐만 아니라 통일에 관한 젊은이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회의적으로 나오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통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민족의 사명이라고 주장해왔다.
그것을 위해 지난 한나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상호 불가침이라는 확고한 바탕 위에서, ‘투명하고’ ‘인도주의적’이며 ‘경제우선’ 3원칙을 대북 관계의 지렛대로, 필요하다면 국가보안법을 포함한 대북 관련법과 제도를 시대에 맞게 전향적으로 재검토하여야 한다.
현 정권의 편향된 남북관계를 견제하고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남북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당내에 ‘한반도통일특별위원회’를 설치, 운영하자”면서 북한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김정일 위원장은 걱정하고 있는 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역설적이지만 경제발전과 국제사회로 점진적 개방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백만 인민을 기아로 죽어가게 방치하고 정치범들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 등 세계가 질책하는 그간의 잘못들을 많은 부분 용서받을 수 있는 방책임을 자각하길 바란다.
이번 중국방문이 혼자만의 여행으로 끝내지 말고 북한을 하루빨리 경제적 자립도를 높여 세계와 교류하면서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2000만 북한 주민들이 더 이상 굶주리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자유를 향유하도록 성과를 내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희망하는 통일의 지름길이다. 이러한 북한의 개방과 경제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내가 몸담고 있는 한나라당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임을 확신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