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만 남았습니다
김부겸(열린우리당 의원)
시민일보
| 2006-01-22 18:46:44
저는 지금 부산과 울산을 거쳐 전북 전주에 내려와 있습니다. 며칠 동안 많은 당원 여러분들을 만났습니다. 특히 객지의 숙소에 들기 전, 어쩔 수 없이 생각나는 소주 한 잔을 함께 하자고 붙잡았던 몇몇 분들이 들려주셨던 가슴 속 깊은 곳의 가차 없는 질책, 원망하듯 털어놓는 희망과 기대, 그리고 속 시원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는 스스로의 자괴감에 취기는 늘 저만치 달아나곤 했습니다. 당원 동지들은 그렇게 저에게 확신과 희망을 요구했습니다. 대통령의 신년연설을 듣는 제 심정이 바로 그랬습니다. 저는 적어도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어 확신까진 몰라도 희망은 생겼습니다.
우선 연설의 대부분이 사회경제적 주제였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경제와 민생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정치의 최대 과제는 경제입니다. 그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국가에 의한 사회복지정책을 양극화의 해법으로 분명히 제시하였습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거스를 수는 없으나 그것만으로는 이 공동체가 결코 꾸려 나가지지가 않으며, 국가에 의한 조정과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정책적 노선의 선택에 대해서도 저는 정확히 동의합니다. 소위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시장만능주의, 작은 정부론 따위는 분명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가진 자만 잘 살고 나머지 80%는 전부 도탄에 점점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두번째, 접근방법입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 그 요지입니다. 저는 솔직히 평소 참여정부의 가장 큰 문제가 방향은 옳으나 늘 그 접근방법이 다소 거칠다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제 대정부질문에서도 그렇게 발언했습니다. 그때 제가 제시한 대안의 방향이 대화와 타협이었습니다. 한국 사회는 이미 49대 51로 딱 반분된 사회입니다. 그것이 진보와 보수든, 우리당 대 한나라당이든, 성장론 대 분배론이든 어느 쪽도 다른 쪽을 깔아뭉갤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존재를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정치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그 방향을 견지하겠습니다. 이제 다시는 대다수 국민들 눈엔 ‘거기서 거기인 자들끼리’ 서로 주도권이나 쥐자고 파벌 싸움이나 하고 앉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방향과 접근방법이 옳으니 이제 남은 건 실천입니다. 당원 나아가 국민 여러분께 희망이 되는 정치를 정말 눈물겹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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