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놓고 겨루자
시민일보
| 2006-01-23 20:56:43
며칠 전 ‘반한나라당연합을 통한 정권창출’이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10년 전 아니 20년 전 기사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욱 더 놀라웠던 것은 열린우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김근태 의원님의 강연요지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권위주의시절부터 수십년동안 좌고우면하지 않고 민주화운동을 해온 김근태 의원님의 헌신성과 진정성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민주 대 반민주’, ‘독재 대 반독재’의 세상이라고 판단한다면 앞으로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과는 거리가 있다고 단언합니다.
최근까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사회 낮은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모습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셨을 겁니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도시락을 배달하던 모습을 보면서 언론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진정 현장에서 직접 느끼려고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민주 대 반민주’ 구도라니요, 그것도 야당인 한나라당을 대항해서 말입니다. 법안을 강행처리할 수 있는 다수의 힘을 가진 여당이 소수 야당을 상대로 반연합구도를 구상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함을 넘어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인식의 차이가 실천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는 정치에 대한 환멸을 넘어 고통을 줄 수 도 있다는 것입니다. 의원님의 인식이 당내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수사이기를 진정으로 바라며, 사회양극화 해소를 화두로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좌표를 밝히시는 것으로 열린우리당내에서 경쟁하실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정치적 견해 차이는 있지만, 한나라당 또한 어떻게 하면 경제를 살리면서 사회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을지,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수많은 고민을 하고 대안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대졸 초임연봉이 2800만원을 넘어선다는 통계는,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에 취업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는 희망이 아니라 좌절입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도시와 농촌의 차별과 격차로 인한 계층간의 갈등심화는 한국사회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정당한 부의 형성이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외계층의 절망과 분노를 해결하지 않고 어떻게 선진한국을 만들 수 있겠습니다.
의원님 우리가 알지 못할 정도로 국민들의 정치의식은 발전했습니다.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분열을 통한 성공보다는 늦지만 화합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근태 의원님 앞으로 열린우리당내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셔서 저희 한나라당 후보와 대한민국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놓고 서로의 가치를 가지고 당당하게 겨룰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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