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야 증세야 같이 놀자
심재엽(한나라당 의원)
시민일보
| 2006-02-01 20:52:27
{ILINK:1} 어느 날 양극화가 감세를 찾아 왔다. 평소에 자기를 염려해 주고 도와주려고 애쓰는 감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또 부탁할 말도 있어서다.
“감세야, 정말 고맙다.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너 증세랑 같이 날 좀 도와 주면 안 되겠니? 너네 둘이 같이 날 좀 도와주면 정말 난 회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다음 날 양극화는 증세를 찾아가 같은 얘기를 했다. 감세가 양극화의 부탁을 생각해 보겠다는 얘기도 전했다. 고집 센 증세도 고집 센 감세가 생각해 보겠다는 말에 자기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집에 돌아온 양극화는 가족들을 불러 모았다. “ 그간 고생 많았다. 이제 행복 시작이다. 감세랑 증세랑 둘 다 함께 우리를 도와 줄것 같구나.“
요즘 양극화 문제와 감세, 증세가 국민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양극화 문제는 한 두가지도 아니고 또 새롭게 제기된 문제도 아닌데 양극화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빈곤층 문제를 양극화의 문제로 언급하면서 부터다. 그 대책으로 대통령은 증세를 내놓았고 이에 박근혜 대표가 증세보다 감세를 해결책으로 제시하면서 양극화 문제와 함께 증세와 감세에 대한 찬반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독 이분법적 양극화가 심한 것 같다. 특히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략적으로 부추긴 네 편 내 편 편 가르기와 흑백논리가 만연하면서 이제 모든 분야에서 치유하기 힘든 수준으로 양극화가 심화 되어 있다.
과거사법, 신문법, 국가보안법, 사학법 재개정과 수도이전 등의 정책이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많은 국민들은 분열 되어 있다.
큰 시장, 작은 규제를 통한 성장보다 국가 채무를 늘리고 세금을 많이 거두어 나누어 주는 분배에 몰두하다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양극화는 구조적으로 심화 되었고 중산층이 몰락하면서 부자와 빈곤층만이 남는 새로운 양극화가 생겼다.
요즘 우리에게는 가운데 개념이 없다. 중용의 미덕이 없다. 노무현 정권의 편 가르기와 흑백논리가 국민들을 죽기 아니면 살기로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극단적 양극으로 몰아 놓은 결과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원래 양극화를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옛 것이나 새로운 것 모두를 중시하는 온고지신이나 양극적 대치상태에서 평형을 추구하는 좌우지간 같은 실사구시의 중용지덕을 중요시 여기는 국민이다.
중용은 중간이나 중립과 달리 상하나 좌우로부터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리면서 중심을 잡아 가는 혼합(Mix) 개념으로 그 폭은 넓을 수도 있고 좁을 수도 있어 그 유연성이 매우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베스트셀러가 된 블루오션전략이라는 경영서적이 있다. 성공을 위한 미래전략으로 기존 시장 공간 안에서 경쟁하는 레드오션에서 경쟁자 없는 새 시장 공간을 창출하는 블루오션의 전략을 구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필자들은 블루오션도 결국 레드오션에서 출발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블루오션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위해서는 레드오션의 기존가치에 대해 소위 4가지 액션 프레임워크를 실행해야 되는 데 이것들이 바로 ERRC, 즉 레드오션에서 제거(Eliminate) 할 것과 감소(Reduce) 시킬 것, 증가(Raise) 시킬 것과 창조(Create) 할 것들의 찾아내는 일이다. 블루오션도 레드오션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양극적 이론이 아닌 중용인 것이다.
실물경제와 이론경제가 요즘 따로 놀고 있어 많은 경제주체들이 당황해 하고 있다.
심지어 경제원론도 다시 써야 된다는 학자들도 있다고 한다. 경제가 국제화 다양화 되면서 기존의 이론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현상이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성장은 되는 데 고용은 준다든가 금리가 오르는 데도 주가가 오르고 부동산도 함께 오르는 현상은 고전적 이론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시장에서도 이제는 고착화된 양극적 이론보다는 상황에 맞는 중용적 정책 혼합(Mix)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증세냐 감세냐 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양극화 해소에 이분법적 양극화개념을 정책수단으로 채택 할 수는 없다. 우리 경제는 감세가 최선인 분야도 있고 또 증세를 감당할 수 있는 분야도 있다. 성장과 분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성장만을 추구해야 된다거나 분배를 우선해야 된다는 주장은 이 또한 정책의 양극화일 뿐 다양한 현실에는 맞지 않는 다고 본다.
결국 정책의 혼합(Mix)이 최선책이라고 본다. 실물과 이론 등 모든 분야의 경제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 봐야 하는 중요한 과제다. 국가경제도 중용의미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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