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건 신당 맞나?
시민일보
| 2006-02-15 21:13:11
{ILINK:1} 스스로 고 건 전 총리 지지모임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의 이용휘 위원장은 지난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당 의원 8명을 포함해 여야 의원 20여명이 신당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들이 창당할 신당을 ‘고 건 신당’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주 안에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한 뒤 다음달 쯤 창당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상당수 여당 의원들이 탈당해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고 건 전 총리와의 연대를 강조하기 위해 “고 전 총리 주변 학자들이 지방자치단체 선거 이후에 창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만일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5.31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고건신당’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원 20여명 정도의 규모라면 현재 민주당이 갖고 있는 의석의 두 배로써 당장 원내교섭단체구성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수상하다.
고 전 총리는 한미준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한미준이 추진하고 있는 정치 일정에 대해 교감하거나 교류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고 건측 김덕봉 공보수석은 15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미준과 고 건 총리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심지어 그는 당시 이용휘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고사모·우민회(고 건 지지팬클럽) 회원으로 얼굴을 아는 정도”라면서 “1~2차례 공식 행사에서 인사만 나눈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었다.
그렇다면 한미준은 고 건 전 총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의지로 고 전 총리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말 아닌가.
실제로 한미준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간판을 팔아먹으려는 속셈에서 상품성 있는 고 전 총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정말 고 전총리가 자신이 말한 것처럼 한미준과 이용휘 위원장에 무게를 두고 있지 않다면, 한미준은 지금 고 건이라는 상품을 내세워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된 일이라 해도 고 전 총리 자신이 “나와는 관계없다”고 말하는 이상, 한미준은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이 위원장은 “우리가 창당을 통해 하나의 당이 되면 자연스럽게 고 전 총리가 입당할 것으로 본다”며 연막을 피우고 있으니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이것은 고 전 총리에게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정말 고 전 총리를 지지한다면, 그의 이름을 팔아먹는 정치사기극을 중단하는 게 옳을 것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