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협 회장선거의 잡음
김애실(한나라당 의원)
시민일보
| 2006-02-20 18:47:49
여성단체협의회(여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잡음이 많다. 잡음의 핵심은 여협 산하단체의 임원이나 회원이 아닌 외부인을 회장후보로 영입하려는데 대한 정치적인 관심에 있다고 할 것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우선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 모씨는 16대 국회의원, 참여정부의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했고 노 대통령의 보건복지특보이다. 개인능력으로야 여협회장으로 손색이 없겠지만 이분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양대 구심점인 여협과 여성단체연합의 장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위치에서 자율성을 지켜나가야 할 위치에 있는데 과연 김씨가 이를 지키며 비정치 민간단체로서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여협의 회장선출 방법에 문제가 있다. 들리는 바로는 여협은 먼저 여협단체장들과 전형위원투표자들이 7명의 전형위원을, 그 다음에 이들이 회장 후보들을 추천, 각 회원단체에서 온 선거인단의 투표로 회장을 선출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전형위원 7명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 전형위원 7명의 이름을 모두 한꺼번에 쓰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선거 전에 특정후보 지지자들이 서로 결속해 전형위원 7명의 명단을 사전 합의한다는 점에서 매우 불합리하다. 그리고 선출된 전형위원들이 회장후보 추천권을 바람직하게 행사하지 않는데서 문제가 생긴다. 즉, 이러한 제도하에서는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그 후보와 경합이 되지 않을 들러리 후보를 추천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경선에 참여했던 또 다른 후보는 전형위원의 추천조차 받지 못하고 공식적인 회장 후보도 될 수 없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 역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것도 또 다른 특정후보를 반대하는 것도 잘못이다.
두 번째는 여협이 전형위원 선출 방법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전형위원을 선출하고 이들은 여협의 운영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후보들을 추천해 회장 선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떤 후보든 여협의 비정치적 민간단체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잡음에 대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일부 NGO가 초기의 순수한 목적에서 이탈해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고 이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소신대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의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학계와 민간단체들이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야 함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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