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가 이명박 경영마인드?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3-09 19:03:00

{ILINK:1} 서울의 버스·지하철 교통카드(티머니)를 발급하는 한국스마트카드(KSCC)가 후불제교통카드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올려 카드사와의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실제 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해 12월31일 계약이 만료된 롯데·외환·신한·삼성 등 4개 카드사에 정산수수료를 1.5%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반발한 카드사들은 2월 초부터 신규·재발급을 전면 중단하고 있다.
국민카드도 오는 22일부터 서울 지역의 교통카드 신규·재발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에서 버스·지하철 승하차건은 모두 2200만건이나 된다. 이 중 50%는 티머니카드·버스조합교통카드로 처리되고 나머지 50%는 후불제교통카드로 정산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 카드사가 교통카드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소비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경영 불간섭’을 이유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공식 회의에서 두 차례나 한국스마트카드엔 경영 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 때문에 시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관에 서울시는 각종 수수료율 결정에 대한 승인권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서울시는 2003년 한국스마트카드 설립 당시 지분 35%를 기부채납 받아 대주주 자격까지 지니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지분 35%의 최대주주인 서울시가 시민불편이 예상되는 카드사간 불화에 대해 ‘경영불간섭’을 내세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서울시는 당초 카드사를 선정하면서 “‘제3자 섹터방식’으로 지분 35%를 확보했다”며 “이로 인해 시민의 이익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는 시민의 이익을 지키려하지 않고, 이명박 시장의 ‘경영불간섭’방침을 고수하려 드는 것일까?

혹시 서울시는 최대 주주로서 35% 지분에 대한 이익배당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것을 이명박 서울시장의 ‘경영마인드’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 시장은 시민들의 열린 공간인 서울광장마저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그럴 개연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서울시정은 일반 기업의 ‘돈벌이 경영마인드’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행정 경영마인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시민의 이익과 생활편익,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손해를 감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행정 경영마인드’다. 민간 기업이 돈벌이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처럼 시정을 그런 형태로 운영해 나간다면 어찌되겠는가.
서울시의 행정 조직은 이익이나 매출을 증대하려는 목적보다 공공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들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조직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행정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서민을 위한 시정을 전개하면서 남는 장사를 생각한다면, 그는 시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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