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안 의원이 옳다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3-12 18:26:07

{ILINK:1} “이계안이 옳고,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틀렸다.”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경선후보 기호 1번 김종철 씨가 12일 “강금실 전 장관이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당내경선을 통해 서울시민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필자 역시 민노당 김종철 후보의 생각과 같다.
정당 내부의 일이기에 언론인이 이에 대해 일일이 왈가왈부하기는 그렇지만,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해 이 문제만큼은 그냥 덮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다.
우선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전 장관을 경선이 아닌 단독후보로 전략공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민주적 정당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미 이계안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출마를 선언하고 준비 중에 있다. 그가 출마선언 할 당시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그 누구도 선뜻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려 하지 않았었다. 당내에는 잇따른 재·보궐선거에서의 패배로 인해 패배의식이 만연해 있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서울시장선거에 나서려면 의원직을 버려야 한다.
이계안 의원은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당에서 유일하게 의원직을 버리는 위험까지 감수할 각오로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사람이다.
따라서 강 전 장관을 영입하려면, 이계안 의원과 경선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도리다. 특히 민노당 김정철 후보의 지적처럼 강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의 강령과 정책에 동의하는지 확인조차 안 된 상황이다.

심지어 강 전장관은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하고, 이명박 시장이 이끌었던 서울시정 4년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물론 강 전 장관이 어떤 정책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조차 우리는 알 수 없다. 그저 강 전 장관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만약 경선을 실시할 경우, 강금실 전 장관이 잃을 것이 많다’며 ‘무경선 전략공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강 전 장관에 대한 어떤 결점이나 의혹이 경선과정에서 드러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선에서 드러날 결점이나 의혹이 본선에서 감춰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만에 하나라도 그런 점이 있다면, 더더욱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예전 제왕적 총재 시절에는 총재가 모든 후보를 공천했다. 열린우리당은 그 폐해를 알고, 이른바 ‘기간당원제’를 도입하면서 ‘민주적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지금은 몇몇 사람들이 모여 전략공천을 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으니 정말 걱정이다. 이러고도 열린우리당을 제왕적 총재를 대신한 ‘민주정당’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철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강 전 장관도 이제 본인의 뜻을 확실히 서울시민들 앞에 밝히고, 시민들로부터 검증을 받겠다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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