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신은 아니야”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4-05 19:25:50
{ILINK:1} 5일 오후 서울정동극장에서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도전을 선언한 강금실 장관의 한나라당 상대는 누가 될까?
이날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일부 박계동 의원과 당내에서 대표적인 반박(反朴·박근혜 대표 반대)세력으로 분류되는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의 ‘오세훈 영입론’에 쐐기를 박았다.
이 대변인은 아예 한걸음 더 나아가 “외부인사영입을 말하는 사람은 흑심(黑心) 당직자”라고 규정했다.
그는 “현재 한나라당의 경선후보는 ‘맹홍박박(맹형규·홍준표·박 진·박계동)’ ‘홍맹박박(홍준표·맹형규·박계동·박 진)’ 등이 포진하고 있다”며 “이들이 열린우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즉 한나라당은 강금실의 맞상대로 오세훈 전 의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표도 같은 날 제주도 정책투어 중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후보들이 못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하는데 근거 없이 영입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나쁜 일”이라며 “현재 외부영입과 관련해 작업 중인 것도 없고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도 수요모임 소속 의원 일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모임을 갖고 경선을 원칙으로 한 오세훈 전 의원 카드를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물론 이들은 초선의원들의 동조를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 당시 이른바 ‘김무성 대세론’을 꺾고 ‘이재오 필승론’을 현실화 시킨 것은 바로 수요모임 등 반박세력이 초선의원의 지지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초선의원들의 반응은 너무나 냉담하다.
더구나 원내대표 경선에서 ‘수요모임’과 뜻을 함께 했던 ‘국가발전연구회(발전연)’소속 의원들마저 상당수가 등을 돌린 상태다. 따라서 경선에 임한다면 백전백패다.
결국 박계동 의원과 수요모임이 꺼낸 ‘오세훈 카드’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들이 계속 ‘오세훈 카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계진 대변인이 지적한대로 어떤 흑심(黑心)이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오세훈 전 의원도 한나라당 지지율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이제 와서 출마하겠다는 뜻을 은근히 언론에 흘리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출마할 생각이 있었다면, 진즉 뜻을 밝히고 경선 전에 뛰어 들었어야 옳았다.
뒤늦게 남이 일궈낸 밭을 탐하는 것은 평소 “깨끗한 정치”를 운운하던, 당신의 소신과도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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