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설은 ‘맹형규 죽이기’?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4-23 11:04:30

{ILINK:1} 여권 내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오세훈 전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실제 여권 일각에서는 오 전 의원이 본선에 나서면 강금실 전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오 전 의원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X파일’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은 “맹 전 의원은 뚜렷한 흠결이나 공세 포인트를 찾을 수 없어 상당히 껄끄러운 상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힘겨운 상대로 맹 전 의원을 꼽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후보는 한나라당 대의원들로부터 확실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경선후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 후보가 비록 여론조사에서는 맹 후보와 홍준표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으나,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어림도 없다.
맹·홍 후보는 3개월여 전부터 대의원에게 영향력이 큰 48개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겨냥한 선거운동을 벌여왔고, 오 후보가 뛰어든 이후에는 더욱 물밑 활동을 강화해 왔다.

그렇다면 대의원 표심은 경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

먼저 지난 21일 인근 경기도에서 실시된 도지사 후보 선출대회에서 전체선거인단(8480명) 중 2153명이 투표에 참석했는데, 참가자의 60%~70% 이상이 대의원들이었다고 한다.

즉 대의원 표심이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말이다. 서울시장 경선 역시 대의원 표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대의원 표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대의원은 당원협의회 위원장(구 지구당위원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서울 48개 지역구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의 마음은 후보 쪽에 쏠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언론의 최근 조사결과를 보면, 의사를 밝힌 32명 중 15명이 후보를 선호했고, 홍 후보와 오 후보의 지지는 각각 4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선호도가 곧바로 경선에서 나타날 ‘당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들이 전체 경선 비중의 50%를 차지하는 당원·대의원의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에서 대의원들의 표심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는 있다.

결국 여권이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여기는 맹 후보가 대의원 표심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은 느닷없이 지난 3월12일 홍준표 의원이 ‘맹 후보 측이 음해와 날조된 자료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을 한 인터넷 매체에 흘렸다. 이 사건은 이미 맹 후보가 홍 후보의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과하고 해명하면서 일단락 된 일이다.

맹 후보 진영도 ""경찰이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이는 명백한 야당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는 혹시 여권의 가장 두려운 상대인 ‘맹형규 죽이기’전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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