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조직은 ‘모래성’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4-30 18:58:39
{ILINK:1} “보름만에 무너질 만큼 이제 한나라당 조직은 견고한 조직이 아니다.”
“앞으로 선거에 출마하려면 당 안에서 고생하지 말고 당 밖에서 우아하게(?) 이미지를 가꾸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다.”
“앞으로 누가 당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겠느냐.”
“당론을 따르면 당심을 얻을 수 있는지는 몰라도 민심을 얻지는 못한다. 반면 당론을 거스르면 당심을 얻지 못해도 민심은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 선거에 출마하려면 민심이 우선이다. 결국 당론에 충실한 사람만 바보다.”
오세훈 전 의원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뒤에 당내에서 쏟아져 나오는 푸념들이다.
이는 오 전 의원의 경선 승리가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선거결과가 달갑지 않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
다는 것이다.
실제로 불과 보름동안 몰아친 ‘오풍’에 1년 이상 준비해 온 탄탄한 조직을 거느린 한나라당의 두 중진 의원이 무릎을 꿇었다.
이들 중진 의원들이 당 내에서 치열하게 싸울 때 당 밖에서 우아하게 이미지를 다듬던 사람이 간단하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따라서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즉 당원들 및 조직원들간의 단합이 생명인 야당 입장에서 볼 땐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당장 당내 중진 의원들은 물론 상당수 의원과 당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다음 대선을 걱정하고 있다. 얼마만큼 조직이 견고하고 튼튼한 지에 따라 대선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데 이번 경선을 보면 당원 조직은 모래성과 같이 너무나 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것.
그렇지 않고서야 불과 보름동안 불어 닥친 바람 앞에 중진 의원들이 무너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당내에서 가장 애당심이 높고 당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대의원 조직이 일반인 여론조사보다도 못한 상황에서 결속력을 다질 수 있겠느냐는 소리도 들린다.
심지어 한 당직자는 이번 경선 결과를 보며,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의 전투력이 여당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라며 “두 번의 대선패배 이후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너무 쉽게 흔들린다”고 걱정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개혁과 변화에 대해 잘못알고 있는 것 같다”며 “열린우리당의 잘못된 것만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말 한나라당의 조직이 모래성과 같은 것인지 그 결과는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수요모임이 수도권 지역 지방정부를 장악한 이후 당권장악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당내 중진그룹과 중도보수파, 영남출신 의원들로부터 그 대항마로 맹형규 전 의원을 내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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