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후보의 오만함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5-17 20:41:41

{ILINK:1}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오만함이 극에 달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 후보가 연이어 후보초청 토론회를 거부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 오 후보는 지난 12일 ‘교육정책토론회’와 ‘사회복지토론회’에 대해 불참을 통보했고, 결국 두번의 토론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에 또 ‘학교급식토론회’와 19일 예정됐던 TBS(교통방송) 초청 서울시장 토론회마저 오 후보의 불참으로 인해 무산됐다.

물론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탓에 토론회에 나갈 때마다 번번이 실수를 저지르고, 그로 인해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하는 빌미까지 제공했으니 오 후보로서는 당연히 토론회를 피하고 싶을 것이다.

더구나 전국에 이른바 ‘한나라당 광풍’이 불어 닥치면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데 굳이 토론회에 나가서 망신을 당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도 해 봤을 것이다.
실제 오 후보의 토론회는 경실련 주최 토론회에서 ‘실망’이라는 평가를 받았듯이 그다지 평가가 좋은 편은 아니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관계자마저 “토론회를 한 번 할 때마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우수수’ 들린다”며 한탄했겠는가.

그러나 토론회를 피하는 것은 공당 후보로서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비록 표 떨어지는 소리가 우레처럼 들리더라도 오 후보는 정정당당하게 토론회에 임해야 한다. 그것이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한 정당후보의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민주노동당에 따르면 오 후보의 불참 사유가 “지나치게 토론회를 많이 했다. 더 이상 안 하겠다”라고 한다.

정말 오세훈 후보는 지나치게 토론회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가.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아니다. 유권자들은 아직도 각 정당 후보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궁금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다른 정당 후보들은 일찍 출마의사를 밝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상태이지만, 오 후보의 경우는 뒤늦게 경선에 뛰어들어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면에서 오 후보는 서울시민들에게 충분한 후보 검증과 정책 비교의 기회를 박탈한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토론회에 임해야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지나치게 토론회를 많이 했기 때문에’라며 각종 토론회를 회피하고 있으니, 이것이 얼마나 방자한 일인가.

차라리 솔직하게 “나는 콘텐츠가 풍부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미지 선거로 일관하고 싶다”고 말하라.

이것이 오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서울시민의 알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태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각종 토론회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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