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김근태(열린우리당 의원)
시민일보
| 2006-05-22 18:25:51
우선 불의의 사고를 당한 박근혜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표의 의연한 대처에 존경을 표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박근혜 대표만 상처가 난 것이 아닙니다. 국민들의 자부심에 깊은 상처를 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냈습니다. 제 가슴을 베인 듯 너무나 아픕니다.
게다가 어제는 대낮에 낫을 들고 열린우리당 구의원 후보를 테러한 사건이 부산에서 발생했습니다. 통탄할 일입니다. 박근혜 대표를 테러한 범인이 커터칼을 휘두르고 민주주의가 희석되었다고 말했다는데 어불성설입니다. 그저 테러요 폭력일 뿐입니다. 결코 테러로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도 지킬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의 기적을 생각해 보십시오. 총과 칼을 앞세운 독재정권의 테러와 폭력에 피와 눈물로 맞서 쟁취한 것입니다. 우리가 피와 눈물로 이룬 민주주의와 우리 사회의 평화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위해서라도 테러는 절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은 개인적인 분풀이고 일종의 정신분열적 행동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사건이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적 분열을 알리는 경고는 아닐까 걱정됩니다.
사회적 분열은 결코 보수언론과 보수정치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념적 갈등 때문이 아닙니다. 분열의 본질은 악화되고 있는 사회양극화입니다.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그랬고 LA폭동에서 그랬듯이 양극화가 심화되면 더 많은 시민들이 칼과 낫을 들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의 사회적 분열을 막기 위해 여야는 물론 모든 정치세력들이 양극화 해소에 일심동체를 이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고 시민의 당당한 권리입니다.
때마침 5월31일이 지방선거 일입니다.
모든 분들이 예상하듯이 한나라당의 압승이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여년 이상 지방정부는 한나라당이 독식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전시행정, 개발행정, 이벤트행정의 민선 1기를 마감하고 복지, 환경, 주민자치가 기본이 되는 진정한 민선자치 2기를 개막해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견제와 균형입니다. 견제가 없는 권력은 변질되기 쉽습니다. 균형을 잃은 권력은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기 쉽고, 소외를 잉태합니다. 지방정부의 한나라당 독식이 계속 이어지면 또 다른 폐단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고 견제와 균형을 이룰 세력이 있어야 합니다. 열린우리당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위 글은 시민일보 5월23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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