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독점에 대한 우려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시민일보

| 2006-05-28 20:16:37

어제 비상의원 총회를 했다. 지도부에서 사회를 봐달라고 한다. 지는 줄 알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만났을 때 한말을 상기시켜본다. 르윈스키 사건으로 탄핵을 당했던 클린턴이 탄핵경험을 한 노 대통령에게 동병상련의 관점에서 해준 말이다.

국민들은 정치인이 두들겨 맞을 때 어떤 자세로 두들겨 맞고 반응하는 지를 눈여겨본다고 한다.

열린우리당이 죽게 생겼으니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싶지 않다. 겸허하게 국민의 회초리와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왜 선거운동기간 중에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10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모여서 대국민호소문을 채택하였는가.

일부에서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다 개평정치, 앵벌이정치다라는 비아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호소는 그런 차원보다는 지방자치제 본질에 관한 문제이다.

올해부터 광역, 기초의원들에게도 월급이 지급된다. 인천지역의 경우는 시의원 월급이 연봉 5100만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

내 회사 직원을 채용한다고 했을 때 대충대충 뽑을 수 없는 것이다.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력서를 보고 전과기록, 세금관계, 병역관계를 따져 봐야 한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그 지역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이 일을 제대로 해왔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오늘도 우리당 시의원 후보로 나선 길학균, 이용범 후보 지지호소를 하고 다녔다.

모두들 상대후보에 훨씬 나은 경력과 내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고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지방의회선거를 중앙권력에 대한 평가로 선거를 할 것 같으면 지방자치단체 제도의 존폐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중앙권력이 지방자치단체장 의원 모두 임명하면되지 무엇하러 선거를 할 필요가 있겠는가.

일방적인 일당 독주 상황에서 공천이 곧 당선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공천헌금 비리가 발생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권력의 독점은 필연적으로 부패와 권한남용을 가져온다. 어느 정당의 문제가 아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10기 최고인민회의 의원이 687명이다. 이중 조선노동당이 602명, 조선사회민주당이 52명, 조선 천도교 청우당이 23명이 기타 무소속이 10명이다.

조선노동당이 87.6% 권력독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영남은 말할 것도 없고 수도권 광역의회의 경우 한나라당이 조선노동당 보다 더 심한 권력의 독점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남은 기간 동안 진지하게 국민들에게 성심으로 호소할 생각이다. 우리당 지지자는 물론 모든 국민들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고 참여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해 본다.

물론 비교가 되지 않는 면이 있겠지만 열린 우리당은 이번 고통을 통해 서민들의 삶의 현실에 대한 뼈저린 민심체험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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