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성통곡할 때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시민일보
| 2006-06-01 21:03:50
지방선거 내내 미리 찾아온 불볕더위 속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 한마음이 되어 선거를 치렀습니다. 갑자기 쏟아진 장대비도 우리의 걸음을 멈추지 못하게 했고 하루종일 추적추적 내린 부슬비도 우리의 단단한 의지를 결코 흐트러지게 하지 못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반겨주고 격려해주신 당원동지 여러분이 계셨기에 이번 지방선거 승리가 가능했습니다.
어제 저녁 6시 출구조사 발표가 텔레비전 화면을 ‘한나라당 압승!’이란 글자로 가득 채웠습니다.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지만 상상을 넘어서는 결과였습니다.
저는 시간이 가면서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이 엄청난 국민의 뜻, 민심이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희 한나라당에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알자 제 등에 한줄기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어제 압승결과를 지켜보며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장수 오기’의 일화를 떠올렸습니다.
오기 장군이 마을의 병사들을 돌아보다가 발에 종기가 나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그 병사의 발에 입을 대고 고름을 직접 빨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지켜봤던 병사의 어머니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대성통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아니, 장군께서 천한 병사의 종기를 직접 입을 대고 빨아주셨는데 기뻐해야지 왜 대성통곡을 합니까?” 그러자 그 병사의 어머니가 크게 울며 말했습니다.
“그 아이 아비도 장군의 부하였지요. 등창이 나서 고생하자 오기 장군이 입으로 직접 그 고름을 빨아주었습니다. 남편은 전쟁터에 나가 장군님의 은혜를 갚겠다고 앞장서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전사했습니다. 저 아이도 그리 될 텐데 저는 이제 어떻게 누구를 믿고 살란 말입니까?”
저는 무서운 국민들이 이번에 한나라당의 고름, 한나라당의 허물을 빨고 덮어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나라당의 모든 과거, 못한 일, 곪아터질 모든 일에 몸소 입을 대고 고름을 빨아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오기 장군처럼 우리 한나라당에 말없이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목숨걸고 대선의 전쟁에 나가 앞장서서 싸우라고 말입니다.
이제 국민들께 엄청난 빚을 진, 고름을 빨아 병을 고쳐준 그 큰 은혜를 우리 한나라당 당원들은 두배 세배로 갚아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 속 기쁨은 어제 하루로 충분했습니다.
이제 대성통곡을 하는 그 어머니의 심정으로, 죽기를 각오하며 은혜를 보답하겠다는 병사의 심정으로, 우리는 처절하게 치열하게 2007년 12월19일 대선승리를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병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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