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이명박은 달라질까?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6-18 20:29:30

{ILINK:1} 오는 30일 퇴임을 앞두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해 언론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주요 일간지에 나타난 한나라당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명박 시장은 ▲과감한 정책추진 ▲소신 있는 결정 ▲갈등관리 능력 등이 탁월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무모하고 독단적인 정책추진, 공사구분이 없는 권위주의적 발상 등은 비판의 대상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필자 역시 임 의원의 이같은 분석에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사실 이 시장의 독단적인 행정은 지나친 면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불도저’라고 부른다.

비근한 예를 들면 이 시장은 자신의 최대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청계천에 막대한 예산을 들인 공공미술품을 설치 할 때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민주적인 절차마저 생략하고 말았다.

수차례에 걸쳐 시민단체들이 투명한 절차와 자료의 공개를 요구해 왔으나, 담당 공무원조차도 그 내막을 잘 알지 못하고 소위 ‘윗선의 결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을 뿐이라고 하니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 일이다.

이처럼 ‘일단 저지르고 보는’ 그의 스타일은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명박 시장에게 있어서 절차란 결과가 좋으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일 뿐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정도는 약과다.

이 시장은 서울문화재단 이사 선임 당시 서울시가 만든 조례까지 무시해가면서 시장 독단으로 이사를 선임했다. 또 지난 2004년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로 탤런트 유인촌씨를 임명했으나, 유씨가 서울시의 공모에도 지원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다.

요즘 다른 공공기관들이 산하단체 재단 이사를 선임할 때,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서울 광장은 현상공모로 뽑힌 안이 멀쩡히 있는데도, 이 시장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잔디광장으로 바뀌고 말았다.

청계천 복원 때는 시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을 모아 만든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 위원들이 이 시장의 독단에 반발, 집단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만에 하나 이런 독단적인 인물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어찌 되겠는가.

아예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실종되고 말 것 아니겠는가.

이명박 서울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표현은 그를 ‘불도저’라고 부르는 것이다. 더 이상 그 듣기 싫은 ‘불도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이 시장은 퇴임 후 강북시민으로서 살면서 ‘독단’적인 스타일을 버리고, 절차적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서민 이명박’의 스타일이 과연 얼마나 달라지는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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