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형규 소신`에 박수를 보낸다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6-19 19:52:13

{ILINK:1} 서울시장 경선을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맹형규 전 의원은 지난 18일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즉 7.11 송파갑 보궐선거는 물론 전당대회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치적 신의보다는 당장 눈앞의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정치현장이다. 그런 현장에서 맹 의원의 이 같은 선택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그가 송파갑에 재출마를 원했다면 충분히 낙점이 가능했을 것이다. 당 지도부가 오락가락하면서 원칙을 지키지 않는 서울시장경선을 실시했을 때도 그는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필자가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당의 승리를 위해서”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실제 그는 자신을 딛고 한나라당 후보가 된 오 후보의 당선을 위해 기꺼이 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그에게 채무가 있다.

그 채무변재를 위해서라도 당은 그에게 공천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를 마다한 것이다.

또한 그는 이재오 원내대표와 함께 유력한 당권주자로 떠오르는 마당이었다. 그가 출마한다면 적어도 최고위원 자리 하나쯤은 ‘떼놓은 당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그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래서 당 안팎의 찬사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같은 당의 강재섭 의원은 “안타까운 마음 한편으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강창희 의원은 “참 잘한 일`이라며 박수를 보냈고, 심재철 의원도 ‘맹 선배님께 박수를`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말을 쉽사리 뒤집거나 대의를 외면하고 자신의 소신만을 생각하는 몇몇에게 따끔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후배의 한 사람으로서 맹 선배님께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말했다.

심지어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까지 나서 “불출마 약속을 지킨 맹 전 의원은 ‘정치가 원래 그렇지 뭐` 하는 국민들의 불신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일이 되고 있다`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맹 전 의원의 경우 지역구 3선 의원이다. 그가 그동안 지역을 위해 활동해온 노력과 기득권을 생각하면 백의종군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자신도 정치적 재기를 위해 이번에 출마하는 방안을 고민했었노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5.31 지방선거 압승 이후 많은 당원들과 동료들로부터 전당대회 출마 권유를 받았고, 송파지역의 당원들로부터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라는 간곡한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재출마가 자칫 당이 국민 지지에 안주하는 오만한 모습으로 비쳐질까봐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소신이다.

모쪼록 그의 소신이 정치권에 한줄기 빛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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