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비판 근거 취약하다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7-19 20:05:32

{ILINK:1} 민주노동당은 지난주부터 중부지방을 집중적으로 강타한 수해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공복을 자처해온 인사들의 ‘나몰라’ 행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꼴불견’ 명단을 거론 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 가운데서 유독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름이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아마도 이명박 서울시장 당시 그의 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비판했던 언론사의 편집국장이라는 직책 때문이었을 것이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던 것을 두고 “그야말로 귀족 헬스클럽이라고 하던데, 좀 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도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오 시장이 태풍주의보가 발효 중인 때, 초고급 헬스클럽을 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면서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단순히 이런 논평만 본다면, 오 시장은 좀 심하게 말하자면 “때려죽일 놈”이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은 근거가 너무나 취약해 ‘정치적 공세’라는 역공을 당할 여지가 다분하다.

우선 오 시장이 헬스장을 찾은 날은 지난 10일이다. 비록 태풍주의보가 발효 중이긴 하나, 아직 집중호우가 내리는 시점은 아니다. 더구나 이 시장이 태풍주의보 발효 이후의 행보에도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세훈 시장은 태풍 ‘에위니아’ 북상에 따른 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헬스장을 찾아 갔던 바로 그날 청계천을 시찰하는 등 사고예방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시민들의 진입이 통제된 청계천에서 ‘지난해 강우 때 10여분만에 산책로가 침수됐다’는 보고를 받은 뒤 “장마철 산책로 침수시 장애인 안전대책이 마련됐느냐”며 강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그것으로도 안심되지 않는 듯 자신이 직접 청계천 삼일교 아래 수문 안으로 들어가 내부 시설을 살펴보기도 했다.


오 시장의 지시에 따라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11일 밤 9시부터 청계천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호우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방송을 내보냈고, 이어 비가 내리기 시작한 12일 새벽 3시부터는 시민들을 전원 대피시키고 청계천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또한 오 시장은 15·16·17일 3일 동안 상습침수지역을 숨가쁘게 돌았다.

15일밤 도시철도공사 고덕차량사업소를 시작으로 취약지역을 점검한 오 시장은 16일 새벽 2시 남산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수방상황을 보고 받은 뒤 새벽 3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어 아침 9시 양평동 안양천 제방 유실 현장에 도착한 오 시장은 밤 11시까지 이재민이 모인 당산초등학교와 영등포구청대책본부 등을 오가며 제방 복구에 매달렸다.

뿐만 아니라 오 시장은 밤 11시 30분부터 17일 새벽 12시30분까지 심야 긴급간부회의를 열어 18일 “피해복구와 함께 출근길 시민들의 교통불편이 없도록 하라”며 다른 지역과 교통대책 등을 챙기는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누구든 비판의식을 가지는 것은 좋다. 그러나 한 사람의 명예와 관계된 것이니 만큼 그 근거가 정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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