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4기’ 분명 달라지고 있다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8-11 17:54:40
{ILINK:1} 민선4기 지방자치단체장의 취임 1개월여가 지난 현재, 서울 각 자치구의 행정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 7일 열린우리당과 외교통상부가 여권발급업무개선에 합의한 것은 바로 노원구 이노근 구청장의 요구에 의해 이뤄진 일이다.
관악구 김효겸 구청장은 ‘더 이상의 민원처리 지연은 없다’는 모토를 내걸고 지난 1일부터 ‘민원처리 단축 마일리지제’운영하고 있다.
담당공무원들에게는 실질적 보상체계를 마련해 적극적인 업무수행을 유도하는 한편, 민원인들에게는 민원사무 처리 기간 단축이라는 행정적 편리를 제공함으로 공무원과 주민이 모두 만족하는 ‘윈윈(WIN-WIN)’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서초구 박성중 구청장 역시 각종 민원처리를 1층 ‘OK민원센터’ 한 곳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해 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증명발급부터 인허가 처리가 한곳에서 이뤄지다보니, 민원인이 해당부서를 일일이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 것이다.
광진구 정송학 구청장은 ‘전직원 독서운동’을 전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 구청장은 “전직원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행정을 위한 능력을 키우기 위해 독서운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성동구 이호조 구청장은 투기세력이 성동구에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개발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투기는 강력하게 규제한다는 방침이라는 것.
실제 성동구청은 최근 개발예정지인 성수1ㆍ2동 일대의 건축 허가를 제한했다. 개발지역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지분 쪼개기 등 투기행위로 조합원 수가 늘어 선량한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주민반발을 무릅쓰고 행정 정의를 실천하겠다는 그의 뜻은 높이 살만하다.
구로구 양대웅 구청장의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양대웅 구청장은 최근 총무과의 좌석을 전통적인 T자형에서 ㅁ자 형태로 재배치했다.
팀장이 T자의 ‘-’ 위치에 자리잡고 팀원들을 ‘통제’하던 모습에서 ‘ㅁ’자의 한부분으로 들어가 ‘융화’하는 모습으로 변했다는 게 구로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권위’적인 팀장보다는 ‘열린’ 팀장이 되어 달라는 양대웅 구청장의 바람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물론 좌석 조정은 일하는 방식 개선에 대한 구청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방편에 불과할 것이다. 그로 인한 부수효과가 더욱 많을 것이란 뜻이다. 또한 강서구 김도현 구청장은 서울특별시 의회의원 모두에게 열악한 구정에 대한 배려와 협력을 바라는 호소문을 전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발로 뛰는 행정을 실천하려는 구청장의 의지가 없으면, 쉽게 진행할 수 없는 일들이다. 주민과 공무원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더더욱 실천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달라지는 ‘민선4기’ 서울 구청장들의 이 같은 모습에서 필자는 지방자치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서울시민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쪼록 이 같은 초심을 끝까지 지켜나가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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