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는 ‘꿀 먹은 벙어리’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8-11 17:55:04

{ILINK:1}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4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레바논 국민의 인명피해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부녀자나 어린이들이라고 하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실제 이스라엘은 8일 레바논 남부 마을 가지예를 공습해 14명을 숨지게 했다. 이날 공습은 전날 공습으로 인해 사망한 15명에 대한 장례식 직후 일어난 일이다.

또한 9일(현지시각) 새벽 이스라엘 군대가 레바논 내 최대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공습해 적어도 1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오간 지 4주째를 맞고 있지만 난민촌이 공습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전함이 두 차례에 걸쳐 포격을 가했으며 첫 번째 포는 시돈 남부 외곽지역의 에인 엘-힐웨 난민촌에, 두 번째 포는 놀이공원에 떨어졌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번에 공습을 받은 엘-힐웨는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에 따라 고향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 7만5000여명의 보금자리로, 레바논 내 12개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이슬라엘군의 무차별 폭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레바논사태는 더 이상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오로지 자신들의 땅을 점령당한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투쟁이 있을 뿐이다. 이런 생존투쟁이 있는 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제 이스라엘은 연일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추정되는 레바논 도시들을 무차별 공습하고 있지만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로 인해 이스라엘 지상군의 인명 피해도 덩달아 계속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오히려 헤즈볼라가 이슬람 세력을 결집시키며 이슬람 중심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외신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중동에 살고 있는 아랍 사람들의 종교는 이슬람일 수도 있고, 기독교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스라엘 국민들과 같은 유대교를 믿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 이슬람의 문제로만 국한시킬 수 없다는 말이다.

더구나 테러리스트로 몰리고 있는 그들은 단지 이스라엘에 땅을 빼앗겼기 때문에 저항하고 있는 것뿐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은 그들의 내세운 명분에도 불구하고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우리정부가 이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죄 없는 부녀자와 어린이들이 속절없이 죽어가는 이 참혹한 침략전쟁에 대해 왜 정부는 입을 다물고 있는가.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또 무엇을 위한 전쟁인지 이스라엘 정부에 따져 묻는 성명서라도 한번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행여 레바논이 국제적 약자이기 때문에 강자에게 당하는 것을 모르쇠 하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사회적 약자인 서민을 위한다는 참여정부의 정책은 모두 거짓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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