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국방의 걸음마

이원영(열린우리당 의원)

시민일보

| 2006-08-20 19:58:26

이제서야 전시 작전통제권이 우리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우리의 목숨을 외국군대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정상적인 주권국가라고 할 수 없다. 바로 잡아야 한다.

1950년 7월 우리 정부가 외국군에 우리군의 작전통제권을 넘긴 이후 1968년 4월 한미정상공동성명을 통해 대침투 작전수행 단독행사권을 찾아왔고, 1994년 10월 평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했다. 이제 우리 정부는 군권의 핵심인 전시 작전통제권을 수 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찾아오려고 하고 있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더 굳건히 할테니 전시 작전통제권을 가져가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 및 보수적 인사들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가 한미동맹을 붕괴시켜 안보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우리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을 가져오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대통령이 우리군의 작전통제권을 가져오려고 하는 것은 잘못 생각한 것이니 대통령이 잘못을 시인하라고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에서 주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한사람으로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자주적인 방위가 가능하도록 독자적인 방위능력을 시급히 갖춰 우리군의 군권을 찾아오라고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찾아오지 말라고 졸라대는 것이 한나라당 소속의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냐 묻고 싶다.

맨 날 안아달라고만 졸라대면, 걸음마는 언제 배우나! 부축을 받더라도 혼자 일어서서 걸음마를 배워야 걷고 뛸 것이 아닌가?

올해는 1946년 국군의 모태가 된 국방경비대를 창설한지 60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우리군은 65만명의 정규군을 가지고 세계 11위의 국방비를 투입할 정도로 성장했다. 물론 우리군은 아직 많은 변화와 발전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주한 미군의 품안에 안주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군은 ‘국방개혁 2020’을 마련하고 효율적이고 강력한 전투능력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미군사동맹을 유지하면서도 독자적인 작전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미연합사 대신 한미군사협력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나중에 당당히 혼자서도 걷을 수 있기 위해서 우리 군에 격려와 당부를 동시에 해야 할 시점이다. 국가의 대외적 주권을 상징하는 군권을 50년이 넘도록 외국에 맡겨두었다가 뒤늦게나마 다시 갖추려는 우리정부와 군의 노력은 격려받아 마땅하다. 다만, 우리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받기까지 예정하고 있는 준비기간 동안 면밀한 검토와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전시작전에 있어서 한 점의 오차도 없도록 독자적인 방위능력을 위한 정보-계획-작전 체계를 완벽하게 갖춰야 함을 우리 정부와 군대에 거듭 당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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