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버린 김문수 지사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8-27 19:12:36
{ILINK:1} 경기도청이 ILO 국제노동계조사단의 조사활동까지 가로막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29일 IL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를 앞두고 그동안 ILO가 한국정부에 내렸던 권고사항의 이행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국제노동계조사단이 24일부터 내한에 조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조사단의 활동은 경기도청을 방문한 첫 날부터 경기도청의 비협조적인 자세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
전국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이날 노조 경기도청지부를 방문한 국제노동계조사단은 노조로부터 현재 상황을 브리핑받은 이후 근무조건과 작업환경을 직접 조사하기 위해 경기도청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경기도청은 “우리는 조사받을 이유가 없다”며 청경을 동원해 국제노동계조사단의 통행을 막아섰다는 것.
조사단 측이 “조사단만 들어가서 현장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도청에 불이익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기도청을 설득했지만, 박익수 경기도청 총무과장은 “우리가 왜 ILO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이를 끝내 거부했다고 한다.
결국 조사단은 노조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누구인가.
그는 민중당 시절, 노동위원장으로서 ‘펄펄’ 이름을 날리던 사람이다. 당시 민중당 3인방으로 일컬어지던 이우재 마사회 회장,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 장기표 새정치연대 대표와 버금가는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경기도지사 되면서부터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앞서 민주노총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면담을 비롯해 방문협조 공문을 사전에 보낸 바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면담 불가 입장을 밝힌 것에 이어, 기자실과 회의실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방문협조 공문에도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소속 정당이 전공노를 반대하는 한나라당인 만큼,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한나라당 소속 개혁진영의 국회의원들로부터도 “김문수 지사가 너무 많이 변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소리를 듣고 있는 마당이다.
무슨 ‘꿍꿍이’가 있지 않고서는 이렇게까지 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필자가 평소 ‘선생님’이라 부르는 장기표 새정치연대 대표도 “김문수가 이상해 졌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렇다면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갔다’던 말은 허언이었던가.
아니면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가 호랑이의 밥이 되고 만 것인가. 이도저도 아니라면, 현재도 호랑이를 잡기 위한 진행과정에 있다는 말인가.
아무튼 그래도 김 지사만큼은 뭔가 조금이라도 다르지 않겠느냐는 필자의 바람은 그야말로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이 점이 너무나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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