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괴물’을 잡아라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08-29 20:15:20

{ILINK:1} 쓰레기매립장 위에 세워진 난지도골프장이 국민혈세만 축내는 괴물로 전락한지 오래다.

실제 서울시와 체육진흥공단의 밥그릇싸움으로 인해 1일 10만명의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 녹지공간이 1일 240여명의 극소수 골퍼를 위한 무료개장 골프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1년 7월20일경 난지도에 생태적인 대중골프장을 조성, 운영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과 ‘난지도 노을공원 조성, 운영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애초 이같은 협약을 체결한 것부터가 잘못이다.

협약서의 주요 내용은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골프장을 조성하고, 서울시는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에 의해 공단이 무상으로 부지를 사용, 수익토록 하며, 공단은 20년 이내의 범위에서 골프장을 직접 운영, 관리하되, 골프장 이용료는 투자비의 원금만을 회수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저렴하게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이 협약대로라면 난지도에 조성된 ‘노을공원’은 시민을 위한 공원이 아니라 극소수의 골퍼들만을 위한 골프장으로 전락하고 만다.

난지도에 월드컵공원이 조성됐고 월드컵공원은 둘로 나누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으로 조성됐다. 그런데 골프장은 월드컵공원의 절반 이상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노을공원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을공원은 사실상 전체가 공원으로서의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특히 시민단체에서는 “골프장 인근의 생태계가 벌써 파괴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제 난지도골프장의 공원화로의 선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난지도 괴물은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일일 서울시민들의 혈세가 무려 500만원씩이나 새 나가고 있는데도 아무도 이를 잡으려 하지 않는다.

난지골프장 부지(10만평)조성비용으로 시민세금이 무려 1522억원이나 투입된 것 만해도 화가 치밀 노릇인데, 매월 코스 관리비 1억5000여만원을 국민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낭비된 세금만 2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물론 이같은 지출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제대로 이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혈세의 지출은 막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 역할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맡아해야 한다.

먼저 서울시는 ‘공단은 준공 즉시 시설물을 서울시에 기부해야 한다’는 협약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점을 들어 협약을 해지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 도시관리계획상 ‘체육시설’로 돼 있는 난지도골프장을 ‘공원’으로 변경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만에 하나 공단측이 제 욕심을 챙기기 위해 이에 반발할 경우, 서울시는 100만 시민서명운동을 전개해서라도 공단을 계속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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