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예술원상’ 회원들 잔치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시민일보

| 2006-09-05 17:49:37

9월5일 오후 3시 예술원 대회의실에서는 제51회 ‘대한민국 예술원상’(이하 예술원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예술원상 수상자로는 문학부문에 평론가 유종호, 미술부문에 조각가 최종태, 음악부문에 국악인 황병기, 연극·영화·무용부문에 연극인 유민영씨이다.
대한민국 예술원은 해마다 20억이 넘는 국고로 전액 지원되는 문화관광부 소속 원로기관이다. 예술가 지원을 위한 대표적이고 유일한 기관인 만큼 예산의 절반 이상이 회원 예술가들의 지원에 할애되고 있다.

매달 1인당 120만원(2006년 10월부터는 150만원으로 증액)의 정액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와 별도로 회의 출석 시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4년 임기에 연임가능’으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종신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예술원 회원에 대한 지원은 국가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대우이다.
그러나 최고의 대우를 받는 대한민국 예술원이 매년 한 번씩 최고의 권위를 가진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수여하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최고의 권위’에 어울리는 상인가에 의문점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수상자 현황을 살펴보면 매년 절반 이상의 수상자가 예술원 회원이다. 그래서 시상자와 수상자가 동일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예술원회원은 수상자 후보에서 당연히 제외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와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본 의원도 2004년 정기국회를 통해 예술원상을 비롯한 예술원 운영의 폐쇄성을 지적했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제기를 통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수상자 중 예술원 회원 수는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대한민국 학술원은 예술원처럼 국가가 지원하는 원로기관이지만 8년 전부터 학술원상을 회원이 아닌 후학들에게 수여하고 있다. 학술원에 따르면 스스로 심사를 맡고 있으면서 스스로에게 상을 준다는 것이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의해서라고 한다.

예술원 회원들이 심사하는 과정에서 추천받은 예술가을 놓고 아무리 저울질해도 회원들보다 공헌도가 높은 점을 찾을 수 없기에 회원들에게 수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예술원상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여전히 스스로 심사하고 스스로 상을 주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예술원상의 존재여부에 대해서 나아가 예술원의 존재의미에 대해서 국민들과 국회는 진지하게 검토하게 될 것이다.
권위는 억지로 높인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님을 원로 예술인인 예술원 회원들이 더욱 잘 알 것이다. 비판에 겸허하고 누구보다 먼저 스스로를 돌아볼 때 예술원은 진정 권위 있는 원로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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