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병원은 환경호르몬 사각지대

고 경 화(한나라당 의원)

시민일보

| 2006-09-25 20:36:54

최근 환경호르몬에 대한 위협으로 플라스틱 및 PVC(폴리염화비닐 PolyVinylChloride) 제품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산하 국립병원들이 유해 환경호르몬인 ‘DEHP’ 가 포함된 PVC제품을 환자들에게 무분별 사용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환경호르몬인 ‘DEHP’는 PVC제품의 가소제(可塑劑)로 쓰이는데 이는 인간의 생식기능 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선 민간의료기관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수액백 등 PVC제품군을 NON PVC제품으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경화 의원이 국립의료원 포함 총 9개 지방 국립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PVC 사용비율이 50%이상인 병원이 9개소 중 8곳으로 대다수의 국립병원들이 환경호르몬 노출위험이 있는 PVC 재질의 의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NON-PVC 제품이 이미 대중화된 수액백(IV bag)의 경우에도 대다수의 국립병원들이 유해 PVC를 사용하고 있었고 사용률은 평균 57.5%를 기록했다.

국립목포병원은 모든 수액백이 PVC 재질로 조사대상 병원 중 사용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이어 국립공주병원이 90.9%, 국립서울병원 80.6%, 국립마산병원 71.3%, 국립소록도병원 63.7% 순이었다. 이중 국립의료원은 수액백을 전부 NON-PVC로 교체했으나 혈액백 등 다른 조사항목에서 대부분 PVC재질의 의료용구를 사용해 전체 평균 사용률에서 다른 국립병원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국립의료원은 또 환경호르몬에 치명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소아환자에게 조차 PVC 재질로 된 ‘제대혈카테터’를 사용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경화 의원은 “환경호르몬인 DEHP가 포함된 PVC 의료용품은 이미 지난해 문제가 제기되어 민간의료기관은 NON-PVC 사용에 앞장을 서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범을 보여야할 국립병원들이 아직도 PVC 제품을 사용하는 등 안이한 대처를 하고 있다”며 “수액백의 경우는 기존 PVC와 가격차이가 없는 NON-PVC가 대량 공급되고 있는 만큼 기존 PVC를 친환경제품으로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삼성제일병원을 비롯한 7개 주요 민간병원들은 PVC 제품의 사용 중단을 선언했으며 올해 교체를 완료한 병원만 30여 곳에 달하며 나머지 병원들도 교체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식약청은 지난해 9월 가소제로 DEHP가 첨가된 PVC 사용 의료기기는 용기나 첨부문서에 DEHP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규제하고 ‘남성 신생아, 남성 태아를 임신하고 있는 임산부와 사춘기 남자에게 위험도가 높은 의료과정을 수행할 때에는 DEHP를 함유하지 않은 PVC로 대체하거나 다른 재질로 대체하는 방법을 고려하기를 권고한다’고 각 의료단체에 서한을 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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