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식의 참을 수 없는 유혹
한나라당 박진 의원
시민일보
| 2006-10-15 16:12:12
다이어트의 정신적, 육체적 압박감 때문인지 이번 여름은 유독 덥고 길었습니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코스모스 향기와 함께 불어오는 그날을 기다리며 막바지 여름의 무더위를 운동으로 달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는 대만 정부의 초청으로 타이베이를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민주태평양연맹(DPU) 창립식을 위한 첸수이벤 총통 주최 오찬에 참석하고, 부총통, 타이베이 시장, 외무장관, 그리고 집권 민진당(民進黨)과 야당인 국민당(國民黨)의 정치인 등 대만의 주요 정·관계 지도자를 만나 한-대만 관계는 물론,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관계,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었던 유익한 방문이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과 교류도 가졌습니다.
정치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마잉주(馬英九) 타이베이 시장이었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6살이 많은 선배뻘이고 최근에 국민당 주석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마 시장은 마침 저와 같은 해군 출신이었습니다. 그리고 뉴욕대학(NYU) 법대와 하버드대학 동창이었습니다. 또한 조깅, 수영 등 운동을 상당히 즐기더군요. 저의 최근 다이어트 소식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저와 마시장은 첫 만남에서 운동, 다이어트, 해군 이야기, 유학시절 이야기 등을 나누며 친교를 다졌습니다. 아시아의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 향상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올 때는 좋은 선배를 만난 듯해 서로 상당히 유쾌했습니다.
대만 방문 중 한류(韓流)열풍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댄스가수 ‘클론’이 큰 성공을 거두는 등 대만은 한류 열풍의 원조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 대만은 한 발 더 나아가 한국 드라마가 안방을 점령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었습니다.
제가 묵었던 시내 청화반점(淸華飯店)에서 아침에 헬스클럽의 TV를 틀기만하면 ‘노란손수건’, ‘다모(茶母)’ 등 익숙한 우리의 드라마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최근 유행한 드라마 ‘풀하우스’의 비와 송혜교의 인기도 상당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베트남과 달리 우리의 드라마가 더빙과 자막 병행 방식으로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대만 전역에 방송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류 열풍의 발상지답게 대만에서의 한류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한민족의 정체성, 한국 문화의 우수성이 회자되는 것은 물론, 한국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습니다. 대만 민진당의 국제통인 차이잉원(蔡英文) 여성 의원은 한류가 중국의 전통적인 한반도에 대한 고정된 시각과 달리 대만인들이 한국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호감을 가지도록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더군요. 마잉주 시장 역시 자신의 가족들도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면서 한류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민주태평양연맹 회의에서 만나는 대만의 정치인들도 한결같이 대장금과 동의보감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치 저와 아내는 주최 측에서 참가자들에게 나누어 준 중국식 복장을 입고 있어서 문화 교류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재 대만과 우리는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호혜적인 실용주의 차원에서 실질적인 양국 간의 교류는 꾸준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