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다녀와서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

시민일보

| 2006-10-22 16:21:58

어제 김근태 의장을 비롯한 우리당 지도부와 함께 개성공단에 다녀왔습니다. 처음 밟는 길이었습니다. 한반도의 주변 정세가 편안했더라면 설레고 가벼웠을 발걸음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더군요. 개성 길에 맞이한 아름다운 산과 들은 그래도 반가웠습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휴전선에서 개성공단에 이르는 길가에 각종 군사시설이 즐비했다던데 개성공단 자체가 강력한 방어무기라는 말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를 거쳐 드디어 개성공단에 들어갔습니다. 1980년대에 땅굴견학이나 군부대를 방문하던 기회에 군 관측 장비를 통해 바라보던 북의 모습을 떠올리려 했지만 개성공단 일대에서 더이상 그런 긴장된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지극히 평온할 따름이었습니다. 상대방을 변화시키는 햇볕정책의 힘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단에 도착해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창립 2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김동근 관리위원장으로부터 인사말을 겸해 개성공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논과 밭뿐이던 곳이 14개 업체가 입주해 연간 8000만 달러 규모의 제품을 생산하고, 1000만 달러 어치를 수출하며, 1만명의 근로자가 거주하는 공업단지로 변모했다는 것입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경제공동체의 모델이고, 남북민족통합의 표준을 만드는 곳이라는 위원장의 설명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개성공단 투자기업 대표들은 핵실험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생산에 전념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개성공단이 성공할 것을 확신한다는 태도를 보여 주었습니다. 기업인들의 도전정신이 믿음직스러웠고 그들의 기업가 정신이 정녕 위대해 보였습니다. 공단에서 만난 북한 사람들도 한결같이 밝고 개방적인 자세로 우리측 방문객들을 맞이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변화를 이끌어낸 교류협력이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성공단의 성과를 눈과 발로 직접 확인하면서 정말 잘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성공단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개성공단이 한반도에서 나아가 동북아 전체에서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전에 기념식과 현장방문을 마치고 점심을 나누는 자리에서 간단한 여흥이 곁들여졌습니다. 김근태 의장과 이미경 상임위원, 원혜영 정책위의장이 잠깐이지만 함께 무대에 올랐습니다. 함께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박수를 치는 모든 분들에게서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엿보았습니다.

개성공단은 우리에게 엄청난 선물을 가져다줄 평화의 꿈이고 번영의 꿈입니다.

북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고 핵 없이 평화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개성공단을 지키고 잘 가꾸어야할 책임을 무겁게 느낀 방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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